1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식 연설에 한미간에 또는 국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거의 그대로 읽었기 때문에 '튀는 메시지'는 없었다. 노 대통령은 보름 만에 주재한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국내 정치 현안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때문에 노 대통령이 갈등 전선에서 한발 물러서 있기로 결심한 것 같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노 대통령은 4·15 총선 후 직무에 복귀하면서 '상생의 정치'를 약속했으나 그 뒤 실제 국정운영은 정치·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게 적지 않았다. 8·15 기념사에서 과거사 규명 의지를 밝힌 것과 9월 초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한 것은 보수·진보세력 간에 첨예한 갈등을 낳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그 후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부터 4박5일간 러시아·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도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에는 국내 현안에 대해 질문 받더라도 "축구장에 왔으니 '야구 얘기는 다음에 하자'는 식으로 넘길 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개혁 입법 문제를 국회와 당에 맡기고 세일즈 외교에 치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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