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에 부심하고 있다.17대 국회 개원 후 줄곧 20% 후반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던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9월 중순을 기점으로 우열이 확연히 갈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우리당 지지율은 25.6%로 한나라당(32.5%)에 6.9% 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때의 4% 포인트(우리당 27.5%, 한나라당 31.5%)나 11∼12일 내일신문-한길리서치 조사 때의 5.1% 포인트(우리당 25.8%, 한나라당 30.9%)보다 격차가 더 커진 것. KSOI의 지난달 8일 조사에선 양당의 차이가 0.2%포인트(우리당 26.7%, 한나라당 26.9%)에 불과했었다.
이 같은 격차는 우리당의 우군이었던 20대와 충청권의 이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1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20대의 우리당 지지도는 30.5%로 전달(41.6%)에 비해 10.1% 포인트나 떨어졌다. 20대가 여권의 정책 혼선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동요하고 있다는 것. 또 21일 KOSI 조사에서 충청권의 우리당 지지율(29.5%)은 한나라당(24.5%)에 불과 5%포인트 앞섰다. 8일 KOSI 조사(우리당 34%, 한나라당 17.1%)에서 격차가 16.9%포인트나 됐던 데 비하면 수직 낙하라고 할 수 있다. 국보법 개폐논란을 계기로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형성됐던 우리당 지지 세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는 풀이다.
이에 대해 우리당은 일단 정국운영 기조를 수정할 만큼 위급한 상황은 아니라는 반응이지만,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상승은 전통적 지지 층이 최고조로 결집했기 때문으로, 지지기반이 넓어진 것은 아니다"며 말했지만, 당내엔 "정쟁을 자제하고 민생에 전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증하고 있다. 30일 이부영 의장이 "민심의 절절한 바람과 따가운 질책을 원내대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고민의 흔적인 셈이다. 향후 우리당의 정국 대응 방식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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