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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순풍에 돛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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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순풍에 돛단 듯"

입력
200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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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STX등 수주 잇달아… 3년치 일감 확보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국내 조선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활황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30일 영국 BP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8척(옵션 4척 포함)을 약 15억 달러(1조7,000여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일 수주 프로젝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15만5,000㎥급으로, 길이 288m, 폭 44.2m, 깊이 26m에 평균 20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멤브레인형(별도의 탱크 없이 화물창을 특수처리해 윗부분이 평평한 모양) LNG선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회사측은 수주한 선박 8척 가운데 5척은 본사에서, 3척은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2007년 6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LNG선 15척(현대삼호중공업 3척 포함), LPG선 13척 등을 수주해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가스운반선 분야에서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STX조선도 이날 러시아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석유제품운반(PC)선 4척을 1억7,000만달러(1.950여억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척 당 4,200만 달러가 넘는 계약 가격은 최근 수년간 동형 선박 가운데 사상 최고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도 최근 덴마크 AP뮐러사 등으로부터 6,200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선 한 개)급 컨테이너선 8척(옵션 2척 포함)과 34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등 12척의 컨테이너선을 9억7,000만 달러(1조1,100여억원)에 수주했다.

이와 함께 조선업계의 빅3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다음달로 예정된 세계 최대규모의 LNG 운반선 수주전인 엑손모빌 2차 프로젝트 입찰에서도 모두 16척을 싹쓸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수주 호황으로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연간 수주목표 대비 175%인 총 89척, 70억 달러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 회사는 현재 220여척, 150억 달러를 초과하는 수주잔량을 보유해 향후 3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STX조선도 9월 현재 수주잔량 104척, 31.8억 달러로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는 등 대부분 조선업체들이 향후 3년 정도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강영일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박업계 빅3의 수주호황으로 2006년과 2007년 선박업계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며 “그러나 원재료인 선박용 후판 가격의 인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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