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안을 지켜보며 발언권이 없다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내 생각을 가다듬을 때입니다." 한국일보사가 후원하는 제5회 세계한민족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29일 워싱턴을 찾은 추미애 전 의원은 국내정치에 관한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정치적 발언으로 공연히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17대 총선을 치렀던 추 전 의원은 다만 "정치하다 (선거에서) 떨어졌으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로 총선 패배와 미국행의 소회를 대신했다.
추 전 의원의 포럼 참석은 8월 5일 뉴욕 컬럼비아대 로스쿨 ISSO 국제대학원의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온 후 첫 공식 나들이다. 정치 일선을 누비던 '추다르크'대신 그는 지금 "학생으로서, 또 두 자녀의 어머니로서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추 전 의원은 "1년 연수의 남은 기간을 더 나은 판단을 위한 실력을 쌓는 데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추 전 의원은 이날 '통일 성취를 위한 민족공조와 국제공조의 논쟁과 균형'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미국이 독일 통일을 시종일관 지지했던 점을 지적하며 "미소 냉전 체제의 산물인 남북분단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에도 미국이 독일 통일에 기울였던 정도의 이해를 가지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전 의원은 포럼 후 "짧은 기간이지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이 좁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매끄럽지 못한 한미 관계는 우리가 잘못했다기보다 세계 질서가 달라진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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