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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청춘예찬' 무대 서는 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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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청춘예찬' 무대 서는 김영민

입력
200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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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소주와 TV로 소일하는 무능력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부부싸움 끝에 뿌린 염산에 눈이 먼 어머니, 또 간질병을 타고날지도 모를 아이를 잉태한 동거녀. 그를 에워싸고 있는 세상은 어딜 둘러봐도 상처 투성이뿐이다. 하루하루가 고통이고 절망이다. 그런 짐을 짊어진 그에게 젊음은 희망인가,아니면 또 하나의 멍에인가.동숭아트센터가 10월2일부터 소극장에서 올리는 연극열전 열두번째 작품 ‘청춘예찬’ (연출 박근형). 여기서 김영민(33)이 ‘청년’역을 맡아 청춘을 노래한다. 1999년 연출가 박근형과 영화배우 박해일의 출세작인 이 작품에서 박해일 김동현의 바통을 이어 받은 세번째 주인공이다.

당초 박해일이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김영민이 그 자리에 서게 된 것. 이 작품에서 김영민은 4년째 고교 2학년에 머물고 있는 학생역. 원체 앳된 소년의 얼굴로 도통 그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그가 제대로 찾아간 배역 같다.

1999년 ‘나운규’로 연극계에 데뷔한 그는 너무 어리게 보이는 동안(童顔)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던 게 사실. “도화지처럼 어떤 배역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 좋은데 말이죠.”하지만 80세의 노인과 사랑에 빠지는 19세 청년(‘19그리고80’), 어머니를 살해하는 소년(‘로베르토 쥬코’), 막 사랑과 욕망에 눈뜬 열일곱 살 승려(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역할을 통해 고뇌하는 청춘의 이미지를 깊게 각인시켰다.

그는 ‘햄릿’의 주인공, ‘선데이서울’에 이르기까지 순탄하게 길을 걸어왔다. 고2때 YWCA산하 연극동아리에서 연극을 시작해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한태숙씨가 이끄는 극단 물리에서 담금질해온 그는 잇달아 주역을 맡은 것에 대해 “작품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선데이서울’에 이어 김영민과 두번째 호흡을 맞추는 연출가 박근형은 그를 “착하게 연기하는 배우”라고 평했다.

2년 전 ‘청춘예찬’ 공연을 본 적이 있다는 그는 “아픔 많고 희망 없는 인물들이지만, 그들보다 더 못한 사람들도 많지 않느냐”며 “내 나름의 ‘청년’을 찾아 표현하겠다”고 당차게 말한다.“대본을 들여다볼수록 ‘청년’의 고통이 밀도 있게 와 닿습니다. 탈출구없는 삶이 답답하지만 그 이면을 곱씹어보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고싶습니다.” 11월14일까지. (02)762-0010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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