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국내 은행권에 총 86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은행권의 경쟁력을 여전히 필리핀 등 하위 중진국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MF는 최근 펴낸 관련 보고서에서 무디스의 ‘경쟁력 지수’를 인용, “2004년 5월말 현재 한국 은행의 전반적 경쟁력은 20.0으로 지난해말(18.3)보다 9.0% 정도 개선됐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경쟁력 지수’는 각국의 은행 경쟁력을 100부터 0까지 평가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경쟁력이 세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2001년말 14.2이던 은행권의 경쟁력 수준이 매년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필리핀(19.2), 요르단(19.2), 태국(16.7) 등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말레이시아(36.8)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은행의 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중에서 터키(19.0)와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OECD 국가 중 은행권 경쟁력이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로 경쟁력 지수가 85.0에 달했고, 네덜란드(84.2)와 영국(83.3) 등의 순이었다. 또 대부분의 OECD 국가 경쟁력이 60을 넘었다.
반면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부문의 구조개혁 지연으로, 경쟁력 지수가 우리나라보다도 낮은 12.0으로 평가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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