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버스전용차로를 이용, 경기 일산에서 서울 이화여대 후문쪽으로 출퇴근하는 김모(42)씨는 최근 들어 잦은 기침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양쪽 차로를 메운 차량들이 매연을 뿜어대는 중앙버스차로 정류장에서 마른 기침을 토하던 기억을 떠올렸던 김씨는 "기관지가 많이 상했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다.서울시내 중앙버스전용차로 내 정류장지역의 대기오염물질이 환경기준치를 최고 3배나 초과,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달 24, 25일 중앙버스차로제가 시행되고 있는 강남대로, 도봉·미아로, 수색로의 정류장 24곳의 이산화질소(NO껵)량을 측정한 결과 수유역앞 정류장 229.6ppb(1ppb는 10억분의 1㎎) 등 평균검출량이 148.03ppb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상 허용기준치(24시간 평균 80ppb 이하)를 1.5배, 서울시가 규정한 환경기준치(70ppb)를 2배 초과하는 것이다.
반면 중앙버스차로제가 시행되고 있는 구간의 가로변 정류장(8개소 조사)은 평균검출량이 93.425ppb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역시 기준치는 넘어섰다. 이산화질소는 차량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로 계속해서 인체에 흡수될 경우 기관지 질환과 부정맥, 위장병 등을 유발한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2007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CNG(천연가스)버스로 교체하려는 정부의 계획보다 앞당겨 CNG버스를 증차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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