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대목 장사는 할인점이 실속을 차린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의 추석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떨어진 반면 저가 실속상품에 주력한 할인점들은 매출이 크게 늘어 불경기 소비경향을 그대로 반영했다.롯데백화점은 ‘추석선물 큰 잔치’행사 기간인 17~27일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추석 11일 전부터 하루 전까지 11일간)에 비해 5.2%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역시 17~27일 선물 매출이 지난해보다 6.2% 감소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4.6% 줄어들었다.
이처럼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은 매출규모가 큰 30만원 이상 선물 판매가 줄고 10~20만원의 중저가 상품 매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송정호 식품매입팀장은 “청과 20%, 곶감ㆍ송이 31%, 건강제품 8% 등 중저가 선물이 크게 신장한 반면 전통적 인기상품이자 매출 비중이 큰 정육(-10%) 갈비(-11%) 옥돔(-9%) 등은 부담스러운 가격 탓인지 판매가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품한우, 고급 냉장육 등은 행사 초반 모두 품절되는 등 소수의 특화한 명품 선물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이마트는 16~27일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5.3% 늘었고 롯데마트는 18~27일 29.5%나 신장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13~27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26.3%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할인점들은 1만~2만원 대 저가 선물 장사로 실적을 올렸다. 이마트에서는 2만원 대 이하의 통조림ㆍ조미료세트가 11%, 타월세트 28.5%, 양말세트는 12.3% 늘어났다. 롯데마트에서도 1만원 미만의 양말세트가 준비된 50만세트 전량 판매됐고 1만원 대 통조림세트가 56% 신장했다. 또 올리브유가 지난해보다 623%, 와인이 238%나 신장하는 등 ‘웰빙 상품’도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백화점들의 선물세트 판매는 줄었지만 상품권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17일 이후 롯데백화점의 상품권 판매는 지난해 추석 때에 비해 12%, 신세계백화점은 15% 늘어나는 등 현물보다 상품권의 매출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상품권은 전달하기가 편하고 할인점에서도 쓸 수 있는 ‘실속형 선물’이라는 점에서 인기 명절 선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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