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할인점의 수수료 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롯데마트가 삼성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을 10월1일자로 해지할 예정이고, 일부 외국계 할인점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양측간 분쟁은 계속 확산될 조짐이다. 추석 연휴기간에는 잠시 휴전을 했지만 이제 다시 한 판 승부를 벌일 기세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불편해질 것이다.문제는 양측간 주장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어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있다. 할인점들은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카드사의 경영부실을 떠맡을 수는 없다는 것이 그 표면적 이유다. 카드사들은 조금도 양보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원가보다 낮은 현재의 수수료 체계하에서는 매출이 늘수록 손실이 커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카드사 상태가 좋지않고 조만간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의 ‘신용카드사 연체율 개선과 흑자 전환 가능성’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연체율이 하락하면서 흑자 전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지만 업계의 전반적 상황을 보면 그 시기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는 것이다.
양측은 합리적인 타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부실 경영에 대한 부담을 일방적으로 떠넘기거나 한번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의 대응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타협의 기초는 우선 양측이 승복할 수 있는 객관적인 원가 계산이다. 카드사와 할인점은 소비생활의 길목을 쥐고 있는 현대사회의 강자들이다. 두 업계는 지금 소비자를 볼모로 잡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렇지만 소비자가 등을 돌리면 카드사와 할인점도 큰 손해를 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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