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1999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 재용씨 등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로 매각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재벌 계열사들이 오너의 특수관계인에게 부당 지원하더라도 공정거래법으로는 제재하기 어렵게 됐다.대법원 2부(주심 김용담 대법관)는 24일 삼성SDS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조치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재판부는 “이번 거래로 부의 세대간 이전이 가능해지고, 재용씨 등을 중심으로 경제력이 집중될 기반이나 여건이 조성될 여지가 있다는 것만으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정하기 어렵다”며 “변칙적인 부의 세대간 이전 등을 통한 소유집중의 직접 규제는 공정거래법의 목적이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제력 집중문제에 대해선 “공정위 기록상 이 사건이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공정위는 삼성SDS가 BW 321만주를 주당 7,150원에 재용씨 등에게 매각한 데 대해 주당 실제가격이 1만4,536원 이상이었다는 사실에 근거해 이 회사가 재용씨 등에게 225억7,800만원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15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한편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한 SDS 임원들의 배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며, 헌법재판소도 처분이 정당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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