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월드(Wild world)’‘모닝 해즈 브로큰 (Morning has broken)’‘문 섀도(Moon shadow)’ 등 1970년대 주옥 같은 히트 곡을 낸 영국출신의 세계적인 팝 스타 캣 스티븐스(57)가 테러 연루 혐의로 미국에 입국하지 못했다.미 국토안보부는 23일 스티븐스가 탄 런던발 항공기가 전날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테러리스트 명단에 그가 포함돼있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착륙지를 메인주 뱅거로 바꿨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도일 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정보당국은 스티븐스에 대한 우려할 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를 영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며”고 말했다.스티븐스의 혐의는 올해 5월 미국을 방문했을 즈음 이슬람 무장 단체인 하마스에 기부금을 냈다는 것이다.
1947년 런던에서 스웨덴인 어머니와 키프로스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8살 때부터 10여 개의 히트곡을 발표, 연거푸 빌 보드 차트에 올랐고 1977년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이름을 유수프 이슬람으로 바꾼 그는 음악활동을 접고 1983년 런던에 이슬람 학교를 설립, 적극적인 종교활동을 펼쳐왔다.
1980년대 말에는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악마의 시’의 저자 살만 루시디에 대해 내린 사형선고를 지지하고 나서 팬들을 경악시켰고, 2000년에는 하마스 지원혐의로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다.
스티븐스는 테러 관련 단체에 기부금을 낸 적이 없으며 인도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기부했다고 주장해왔지만 그의 이름은 미 연방수사국(FBI) 감시대상자 명단에서 빠지지 않았다.
1990년대에 이슬람 관련 음악을 간간이 발표해온 그는 지난해 옛 히트곡 ‘피스 트레인(Peace train)’의 새 버전을 통해 이라크 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스티븐스의 추방소식을 전해 들은 영국 정부는 미 정부에 항의를 했고, 잭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22일 유엔 총회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을 만나 이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영국 내 이슬람 교도들도 즉각 항의 표시를 했다.
그러나 톰 리지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감시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이상 유명인이든 무명이든 상관없이 원칙대로 처리할 뿐”이라고 밝혔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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