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폭발설 소동에 이어 북한 노동미사일 발사준비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반도 주변이 또 다시 '북한' 변수로 술렁이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로선 미사일 발사실험 보다는 일상적인 훈련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하는데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북한의 위협행동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부산한 정부 움직임
정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부, 통일부 등의 협의를 거쳐 현재까지 포착된 징후가 즉각적인 미사일 발사실험 실시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 우선 미사일 발사기지 주변에 북한 군인과 차량 등이 집결했지만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액체연료 주입은 관측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미 2002년 겨울부터 북한군은 노동미사일부대에서 지휘소연습(CPX) 등 일반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해왔고, 이번 징후 역시 그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사안이 '제2의 양강도 폭발설'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난무할 경우 또 북쪽에서 엄청난 사건이라도 벌어진 것처럼 인식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민감한 반응
북한은 1976년 이집트로부터 소련제 스커드미사일을 넘겨 받아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98년 8월 북한이 대포동 1호(사정거리 2,500㎞ 안팎) 미사일 발사실험을 실시하면서 일본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당시 미사일은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 공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문제가 되는 노동미사일도 사정거리가 1,000㎞를 넘어 일본 전역이 사정권이다.
98년 이후 북한의 미사일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일본은 결국 2002년 북일정상회담에서 2003년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실험 동결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번 징후가 실제 발사실험으로 이어질 경우 북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본이 북한문제라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사일 발사 가능할까
핵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 발사실험을 강행, 미국을 최대한 압박하는 강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을 앞둔 미국 정가에는 이와 관련된 '북한 10월 위기설'이 퍼져 있다.
그러나 한반도 긴장 상황이 부시행정부 재집권에 불리한 요소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이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국 북한은 미사일 카드를 이용, 발사실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최대한 이익을 뽑아내려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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