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상자 속 현금2억원'을 B건설사가 전달한 사실을 안상수 인천시장은 과연 모르고 있었을까. 안 시장은 사전에 업체 대표를 왜 만났고, 두 사람은 무엇을 했을까.굴비상자 속 뭉칫돈과 관련, "업체측과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해온 안 시장이 23일 구속된 광주광역시 소재 B건설사 대표 이모(54)씨와의 접촉 사실을 시인하면서 수사의 중심이 안 시장쪽으로 쏠리고 있다.
안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지난 7월 중순 인천 계양구 작전동 집 부근 카페에서 배석자없이 혼자 B건설사 대표 이모씨와 1, 2번 만난 적이 있다"며 "그는 사전에 내 비서를 통해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안 시장은 이에 앞서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돈을 건넨 혐의가 드러난 이후에도 "업체 대표 이씨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알지도 못한다"고 접촉사실을 강력 부인했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안 시장과 여동생 미자(51)씨 등이 이씨의 로비 의도를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안 시장을 조만간 소환해 이씨와의 접촉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씨가 "인천 송도 경제특구 관련, 대형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안 시장을 만났다"고 진술함에 따라 굴비상자를 전달하기 직전 안 시장측에게 미리 '의사'를 전달했는지 여부 등도 조사중이다.
이에 대해 안 시장은 "전문경영인 출신 시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견업체 사장 이씨를 만났고, 그 사람이 돈을 가져왔다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구체적인 사업 얘기는 없었고, (B사와 관련이 있는)지역업체에 하청을 많이 달라는 부탁은 있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 시장이 집무실이 아닌 집 앞 카페에서 두 번 이상 단독으로 접촉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며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안 시장의 여동생을 재소환, 돈을 전달받은 시점과 이씨의 로비 의도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뒤 3시간 만에 귀가조치했다.
여동생은 "굴비상자를 지난달 28일 받았다"고 당초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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