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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야 자이툰 부대 소식을 듣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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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야 자이툰 부대 소식을 듣는구나

입력
200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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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자이툰 부대가 무사히 현지에 도착, 부대 전개를 마쳤다고 한다. 어설픈 보안 속에 국민이 아는 듯 모르는 듯 떠난 파병부대의 안착 소식을 50일 만에 듣는 느낌은 착잡하다.정부와 언론까지 자이툰 부대가 어려움을 헤친 사연을 홍보하지만, 몽매하던 시절 베트남 파병에 비춰봐도 어색하기 이를 데 없는 파병과정과 홍보자세에서 참담함을 느낀다.베트남 파병 때의 국민적 성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해외파병부대를 그렇게 보내고 이런 식으로 소식 듣는 것은 동서고금에 유례없을 것이다.어려움을 딛고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수행할 채비를 갖춘 파병부대 구성원들이 누구보다 서운하게 여길 것이다. 군은 국익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야말로, 요즘 어법으로 권위주의적이고 기득권적인 발상이다.

이렇게 된 연유는 정부와 사회 모두가 명분과 이해타산이 동떨어져도 무방하다고 여기는 악습 때문이다. 정부는 스스로 표방한 이념에 걸맞지 않은 파병을 강행한 사정을 알아달라는 듯이 파병과정을 숨기는 척 했다. 테러 위험 때문이라지만, 자기모순이 부각되는 것을 피하려는 속셈이었을것이다. 파병의 당위성을 그토록 부르짖은 보수세력이 여기에 진심으로 비분강개하지 않고, 파병부대 안위에 지금껏 무심한 체 한 것도 마찬가지로 위선적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사회 보수와 진보는 빼 닮았다.

지금 자이툰 부대에게 이라크 재건에 힘쓰라거나, 무엇보다 자체 안전이 중요하다고 걱정하는 것조차 낯간지러운 일이다. 동맹과 국익과 자주 등 어떤 가치가 걸린 일에도 정부와 사회집단이 저마다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정상사회다.당장 젊은 병사 수천 명을 전쟁터에 내보낸 일은 적당히 논란하면서, 수십년 전 온갖 과거사를 놓고 나라의 명운이 걸린 듯 싸우는 사회가 얼마나 비정상적인가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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