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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訪러 마지막날/"외교는 장사…푸틴과 대화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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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訪러 마지막날/"외교는 장사…푸틴과 대화 편했다"

입력
200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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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2일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단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스타일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노 대통령은 20일 저녁 푸틴 대통령과의 비공식 ‘다차 회동’ 결과를 설명한 뒤 “푸틴 대통령은 수사ㆍ기교 등을 쓰지 않고 바로 주제에 들어가는 등 직선적으로 대화하는 편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비밀스럽다고 하는데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면서 “첫 인상은 차갑게 보이는데 실질적인 사람이더라”고 말했다. 그는 “비공식 만찬에서는 학문하는 사람이 토론하는 것처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단독회담에서도 푸틴대통령은 메모지를 감추지 않고 말을 해 일사천리로 (현안이) 정리됐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외교에서는 노련한 솜씨도 중요하지만 솜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신뢰할 수 있게 대화하는 것”이라며“국가간 외교는 옛날처럼 전쟁이 아니고 치열한 장사”라고 외교론을 폈다.

노 대통령은 비공식만찬, 단독ㆍ확대 정상회담, 공식 만찬을 포함해 6시간 이상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노 대통령은 공식 만찬 때 한국 노래가 배경 음악으로 나온 데 대해 “아침이슬, 선구자, 부산갈매기 등의 노래가 나왔다”면서 “내가 무슨 노래를 좋아하는지 조사한 모양이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 협력 및 북핵 논의 등 정상회담 성과를 일일이 나열한 뒤 “종합하면 한러 관계가 매우 잘 돼가고 있고 이는 양국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국내의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이어 모스크바대에서 생애 첫 학위인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동북아시대와 한ㆍ러 양국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노 대통령은 강연에서 “세계 문명의 중심이 유럽과 북미를 거쳐 동북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6자 회담이 성공하면 동북아 다자 안보 협력의 실현을 위한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20대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이냐'는 대학생의 질문에 "모스크바대 학생이 돼서 이 자리에 있는 여학생 중 한명과 결혼하고 싶다"고 대답해 웃음이 쏟아졌다.

노 대통령은 또 한ㆍ러 경제인 초청 간담회, 흐루니체프 우주센터 시찰, 러ㆍ한 친선협회 리셉션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한편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모스크바시가 한국계 러시아인 교육을 위해 설립한 제1086학교를 방문해 "모스크바를 방문하니 LG 다리도 있고. 삼성 간판도 있고 아주 좋더라"며 "밖에 나와 보니 기업이 국위를 선양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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