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동주식비율이 38%대로 급감하면서 증시 상승탄력은 커진 반면 하락폭은 줄어드는 새로운 장세가 출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002년 46.7%에 달했던 상장법인 유동주식비중이 2003년 말 41.8%로 감소한데 이어 20일 현재 37.8%까지 낮아졌다.유동주식수는 전체 상장주식에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과 외국인 지분을 제외한 주식수를 의미한다.
유동주식 비중 감소는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이 2002년 말 이후 8.5% 포인트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여기에 최근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최대주주의 보유비중이 늘어난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 공급감소로 신형 수급장세 출현
LG투자증권은 이 같은 장세를 공급감소로 인한 새로운 수급장세라고 정의하고 주가 상승이 과거와 다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거래량 감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매수세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반면 약세장에서는 하락폭이 크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3년 3월 저점에서 2004년 8월 저점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39.6% 증가한 반면 유동비율 감소폭이 컸던 상위 10개 종목은 91.1%의 높은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237.4%나 주가가 올랐던 한국타이어는 같은 기간 유동주식비율이 21.3% 축소돼 현재 불과 9.0%의 유동주식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또 주가가 126.2% 상승한 삼성물산의 경우 유동주식비율이 25.2% 감소했으며, 한국외환은행은 유동주식 23.1% 감소에 주가가 119.4% 올랐고, 대림산업 28.2% 감소에 주가 98.75% 상승했다.
■ 유동성 낮은 중대형주 강세 이어질 듯
유동주식 감소는 역시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은 대기업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월과 비교해 유동주식수가 43.3% 줄었다. 현재 삼성전자 유동주식수 비율은 전체 상장주식수의 19%에 불과하다.
이어 국민은행의 유동주식비율은 43.1% 감소한 13.2%, 현대자동차가 40.1% 감소한 19.3%, 한국전력 39.6% 감소한 7.94%, 삼성SDI 34.6% 감소한 24.9% 순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의 유동주식 비율 감소율은 평균 27.9%로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 평균 11.5%를 훨씬 웃돌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의 감소율은 11.6%였다.
LG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이 같은 공급의 변화로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최근 한달 사이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거나 근접한 종목의 평균 유동주식수 감소율이 39%로 시가총액 상위 100위 종목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동주식의 감소로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급등하는 개별종목 수익률 게임이 유동주식비율이 낮은 중대형주 위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고객예탁금 증가나 거래량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유동주식비율의 감소만으로는 중장기 시장추세가 상승세로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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