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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숲 이야기/강릉 초당동 소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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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숲 이야기/강릉 초당동 소나무숲

입력
2004.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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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동해안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도시로 대관령과 울창한 소나무 숲,경포대와 경포해수욕장, 그리고 소나무 숲이 있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휴양도시이자 관광도시이다. 강릉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경포로 바닷가에 곰솔이 도열하고 있으며 바다에 인접하여 경포호수가 있는데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숲은 곰솔이 아닌 소나무로 이루어져 바닷가와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경포호 주위에는 여러 개의 마을이 산재해 있는데 이중 경포호 북쪽에 초당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초당마을은 소나무 밭에 둘러싸여 있어 민가들 사이에 소나무 숲이 있는지, 소나무 숲 사이에 마을이 들어서 있는지 구분이 안될 정도이다. 초당이란 마을 이름은 조선 광해군 때 시절에 당파싸움에 화를 입은 허엽선생이 이곳으로 이주해온 이후 마을이 번성하게 되자 선생의 호 ‘초당’을 마을 이름으로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허엽 선생은 여류시인 허남설헌과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아버지이다. 초당마을에는 허난설헌이 태어난 허균ㆍ허난설헌 생가가 아직도 잘 보존돼 있다.

초당마을을 둘러싼 소나무 숲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의 역할을 하는데, 해변의 곰솔에 의해 약해진 바닷바람이 마을로 불어오면 마을 주위의 소나무 숲이 또 한번 바람을 막아주어 마을이 바닷바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정도이다.초당마을은 낮은 언덕에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바닷가 마을답지 않게 포근하다. 특히 저녁밥 짓는 연기가 마을에서 피어오르는 모습을‘초당취연’이라 하여 경포 8경중 3번째로 쳤다.

이곳 소나무는 줄기가 곧게 자라고 나뭇가지도 잘 발달해 마치 우산과 같은 모양이고 소나무 숲속에는 굵고 가는 소나무들이 각각에 맞는 자리를 잡고 있다. 소나무들의 나이는 100년은 됨직해 보이지만 허난설헌이 태어날 때부터 소나무 숲이 있었다고 하니 초당마을 소나무 숲은 500년 전부터 이곳에 있었던 셈이다.

이렇게 울창하고 역사가 오래된 소나무 숲은 과거에는 송진 채취로 인하여 상처를 받았고, 지금은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들이 들어서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간수를 바닷물로 만들어 맛이 좋아 유명해진 초당순두부가 전국으로 알려지면서 순두부 음식점이 많이 생기고 방문객들이 타고 오는 승용차를 위한 주차시설로 인하여 소나무 숲이 사라지고, 일부 소나무는 상처를 입기도 하였다. 또한 방문객들이 무분별하게 소나무 숲에 들어가 훼손을 하는 행태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이렇게 소나무 숲이 피해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지정된 산책로를 제외하고는 보호울타리를 설치하고 초당 소나무 숲을 보호하고 있다.

/배상원ㆍ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bae1144@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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