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미국 대표선수단 유니폼에는 ‘USA’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다. 이 옷을 입고 있는 한국 입양아출신 선수가 있다.육상 4개 종목(휠체어 1500m, 5㎞, 10㎞, 마라톤)에 출전한 소아마비 장애인 제이콥 하일베어(한국명 김정호ㆍ34)씨가 그 주인공. 그는 12살 되던 때인 1982년 미국에 입양됐다.
그의 입양 경위가 특이하다. 한국에서 모 복지재단의 소개로 등뼈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 하와이 병원을 찾았다가 그 곳에서 지금의 부모인 하일베어 부부를 만났다.그는 “치료를 계속 받기 위해 입양되는 것이 어떠냐”는 제의를 직접 받았고, 본인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입양을 선택했다. 당시 제주도에 살고있던 그의 친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으나 “치료를 위해선 미국이 좋겠다”며 마지못해 입양을 승낙했다고 한다.
양아버지인 신니 하일베어씨는 2년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은 의사인 어머니와 함께 시애틀에서 살고 있다. 인테리어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직업에 만족하고 있으며, 미국 올림픽 대표선수가 된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육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의 이번 올림픽 출전은 1996년과 2000년에 이어 3번째다. 한번도 메달권에 진입한 적이 없지만, ‘이번 올림픽의 목표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금메달 4개”라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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