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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몸부림 하이닉스 '분식 과거사' 암초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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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몸부림 하이닉스 '분식 과거사' 암초 만나

입력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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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반도체가 '과거사' 문제로 뜻밖의 곤경에 처했다. 과거 현대전자 시절인 1996∼99년 저질러진 분식회계가 드러나 검찰과 금융감독원의 처분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오랜 부실의 늪에서 벗어나 최근 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중국 반도체공장 설립결정까지 내려지는 등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로선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하이닉스측은 분식회계가 '청산된 과거'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이닉스측은 20일 배포한 자료에서 "과거의 모든 문제점들은 이미 해소됐고 현재 재무제표에는 더 이상의 부적절한 회계사항이 없다"며 "이번 사안이 현 경영진의 거취나 회사운영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96∼99년 분식규모가 1조9,799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매년 대규모 적자처리를 통해 1조8,484억원(2000년)→1조2,801억원(2001년)→7,380억원(2002년)으로 분식규모를 줄여 지금은 모두 해소된 상태이며, 99년 이후 신규분식은 없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문제가 되더라도 과거 경영진, 과거 회계책임자들의 책임이며 현 경영진이나 회계는 하등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게 하이닉스측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도 "회사와 회계법인간 문제에 특별히 코멘트할 것은 없지만 현재 상황과는 무관한 만큼 향후 경영전략 및 정상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반응도 마찬가지. 굿모닝신한증권은 "검찰이 본격 수사를 하더라도 주가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며 '매수'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현대증권 역시 "주목할 것은 과거 분식회계가 아니라 현재의 영업활동"이라며 "D램 가격이 내달까지는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1만원선 전후의 저가매수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과거사라 해도 하이닉스의 신뢰성과 투자심리에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와 일말의 연결고리라도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악영향의 강도는 커질 수도 있다.

분식회계 자체는 공소시효를 넘겨 수사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검찰이 분식을 통한 대출부정, 계열사 부당지원, 회사자금 횡령 등 광범위한 수사를 펴고 있어 수사결과 새로운 비리사실이 드러난다면 그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금감원 조사결과나 검찰수사결과가 확정돼 완전히 깨끗하다는 결론이 날 때까지는 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랭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식회계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하이닉스 주가는 전주말보다 2.28% 떨어진 1만700원으로 마감됐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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