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에서 지난 7년 동안 매년 억대 연구비를 지원 받아온 국내 대학교수가 있다.서울대 전기ㆍ컴퓨터공학부 설승기(47) 교수는 일본 규슈에 있는 전기분야 전문 회사인 야스카와(安川)로부터 1998년부터 2~3년씩 계약을 갱신해가며 매년 8,000만~1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 받았다.
보통일본 기업이 자국 교수에게 지원하는 연구비가 한해 40만엔(한화 400만원) 정도라고 볼 때 설 교수에 대한 억대 연구비 지원은 극히 이례적이다.
설 교수의 전문 분야는 ‘전동기 제어’ 연구. 야스카와는 98년 설 교수의 연구발표 세미나를 보고 바로 연구비를 지원했으며, 2002년에는 2억원을 들여 설 교수 연구에 필요한 크레인을 학교 안에 설치해 주기도 했다.
야스카와 측이 이처럼 설 교수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연구 결과를 실제 생산과정에 도입하면 엄청난 실비절약이 가능하기 때문. 실제 설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1년 만에 그간의 연구 지원비를 모두 회수했다고 한다.
설 교수는 “국내 기업은 투자할 때 무작정 잘 팔리는 것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본 기업들은 회사가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주문하는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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