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은 단연 현대차의 신고가 기록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증시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경기변동과 완전히 다르게 개별 주식의 주가가 상향 트렌드를 형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2001년이 그 시발점이다. 신세계, 포스코, 현대차 등의 주봉 차트를 보면 2001년부터 순환은 하되 추세는 올라가는 모습이 확연하다.MSCI 코리아지수에 속하는 종목들의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는 2001년 이후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들 종목군은 하나 같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거나 브랜드 파워가 강해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장기 성장 조건을 갖춘 기업들인 셈이다. 수급 면에서도 연기금의 장기투자 확대, 적립식 펀드 및 기업연금의 도입 등으로 장기 성장형 종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선순환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개별 기업 주가가 이처럼 상승 추세를 그리기 시작하면 이들의 합이라 할수 있는 종합주가지수 역시 이전의 수평 트렌드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8월초에 기록한 저점인 종합지수 700선을 과거의 500선과 맞먹는 지수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700선이 장기 바닥이라는 시각이다. 장기 트렌드의 저점이 한 단계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제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동안에 종합지수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해야 할 차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랠리의 고점은 900~950선 사이의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본다. 700선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강화되면, 700선이 붕괴될 것을 우려해 주저하던 투자자들이 조정기를 이용해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자세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2001년에도 경기 상황은 매우 비관적이었다. 글로벌 경기의 하강 위험 속에서 이를 완충시키기 위해 정부가 지금처럼 내수 부양책을 들고 나왔다. 경기동행지수는 2000년 8월 이후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지금도 지난 3월 이후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하고 있어 체감 경기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2001년 종합지수는 경기가 개선되는 신호가 나올 때까지 저점 대비최대 25~30% 상승한 구간 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지금도 700선을 저점으로 본다면 2001년의 사례를 적용하여 900~950선 정도까지를 상승 가능 영역으로 열어놓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정기에 주식비중을 늘리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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