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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폐단위 변경 진짜 할 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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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폐단위 변경 진짜 할 참인가

입력
200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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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가 본격 검토 국면으로 접어든 느낌이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이 그제 국회에서 “연구검토 단계를 지나 구체적인 검토의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 차원의 검토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문제가 얼마 전 열린 우리당 차원에서 논의될 때만 해도 이 부총리는 “화폐개혁을 논의할 만큼 우리 경제가 한가하지 않다”고 언급 자체를 피했다.이는 이 부총리의 입장 선회라기 보다는 당초 파급영향을 감안한 발언수위 조절용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이 부총리는 “고액권 발행을 지금 해도 결국은 4~5년 후 경제규모로 봤을 때 화폐단위 변경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며 “당장 경제적 비용이 들더라도 고액권 발행은 참는 게 좋고 근본적인 화폐제도 개선을 위해 검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또 “화폐단위 변경은 최단 3년, 최장 5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서적 거부감 등 부정적 영향을 들며 국민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야만 화폐제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발언을 통해 화폐단위 변경에 필요한 시간과 요건을 다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가재정의 총수로서 미래를 생각하며 한 말로 이해하고 싶다.

솔직히 우리는 국민이 지금 화폐단위에 대단한 불편을 느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이 부총리가 지적했듯이 화폐단위 변경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등 국민생활 전반에 줄 부작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극심한 불황의 늪 속에서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지금 이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다.

화폐단위 변경은 오히려 재정 및 통화당국이 미래에 대비하여 그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화폐사용의 편리함은 물론 세계 12위 경제규모라든가 급속히 진행되는 세계화를 감안할 때 세계 주요통화 단위와의 균형이 점점 절실해질지 모른다.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이 문제는 충분한 연구 및 논의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쌓아야 하고, 정치일정과 맞물려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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