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간 단국대를 이끌어온 장충식(72) 이사장이 교비 유용 혐의로 불명예 퇴진했다.교육인적자원부는 17일 교비 514억원을 유용한 뒤 이를 반환하지 않은 단국대 학교법인 이사장 장씨와 김모, 송모씨 등 감사 2명에 대해 임원 승인을 취소했다. 교육부는 “지난 해 5월 단국대의 교비 유용 사실을 적발해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 2일까지 교비회계로 반환토록 요구했으나 법인측이 이행하지 않아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난 해 3월 이 대학 총학생회가 법인의 등록금 유용 의혹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 사실 여부를 조사한 결과, 법인측이 학교 건물을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대학에 임대해 임대보증금 363억원을 받고 교비회계에서 부속병원회계로 151억원을 장기 대여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장형 단국대 설립자의 3남인 장씨는 1960년 이 대학 사학과 교수로 첫 발을 디딘 후 7년만인 67년 3월 총장에 부임, 93년 8월까지 26년간 학교 최고 책임자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평이사를 거쳐 96년 12월 이사장에 취임, 현재까지 학교를 이끌어왔다.
그는 총장 및 이사장 재임 기간 중 천안캠퍼스를 만드는 등 학교를 크게 성장시켰으나 90년대 들어 입시부정 사건이 터지고 방만한 경영 등으로 부채가 누적돼 대학에 부도가 나면서 경영 위기에 몰렸다.
그는 93년 1,7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캠퍼스를 팔고 경기 용인 신캠퍼스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그의 마지막 승부수였으나 건설업체들과의 약정 및 주택조합 결성 과정 등에서 불법 의혹이 제기되고 사업에 참여했던 8개의 건설ㆍ금융회사가 모두 부도나거나 파산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경영악화를 타개하지 못한 채 교비를 유용하다 교육부에 적발됐다.
교육부는 “이사장이 물러났지만 8월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국대 이전사업 추진위원회’를 통해 캠퍼스 이전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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