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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보수언론·野 잘못된 여론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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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보수언론·野 잘못된 여론몰이

입력
200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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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막가자는 것인가. SBS가 방송위원회의 재허가추천 심사 2차 의견청취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한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의 사실 왜곡과 정치 공세는 아무리 봐도 도가 지나치다.방송위는 14일 서류심사와 의견청취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KBS, SBS 등 9곳을 2차 의견청취 대상으로 발표했다. 의견청취는 해당 방송사에 소명기회를 주는 것으로, 최종 탈락 여부는 법에 규정된 '청문'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유독 SBS만 문제 삼아 15일자 초판 1면에 'SBS 심사 탈락'이라는 오보를 냈다. 시내판에서 'SBS 허가 재심'으로 기사를 일부 고쳤지만, 사설은 "신군부 쿠데타 세력이 방송사 사주를 보안사 지하실에 불러놓고 협박과 공갈로 경영권 포기각서를 쓰게 했던 20년 전 수법 그대로"라고 몰아붙였다. 사실 왜곡도 모자라 회의실에서의 의견청취를 '지하실 협박과 공갈'에 빗댄 상상력이 놀랍다. 더 한심한 것은 사실 확인도 없이 조선일보의 주장을 앵무새마냥 따라 하며 '민영방송장악음모 진상조사단'까지 만든 한나라당이다.

정작 SBS는 "지적사항을 보완해 심사에 응할 계획인데, 왜 자꾸 우리를 끌어들이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한 간부는 "오보에 대해 조선일보에 항의했더니 '잘못 쓴 거 안다. SBS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나름대로 생각해서 쓴 거다'라고 하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이번 사태는 언론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다. 개혁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때론 격론도 필요하다. 그러나 특정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해 여론몰이에 이용한다면 스스로 언론이기를, 공당(公黨)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희정 문화부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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