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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高齡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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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高齡 사회

입력
200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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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65세 이상 인구가 7%을 넘으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기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최근 LG경제연구소는 이미 2000년 고령화 단계에 접어든 우리사회가 2019년이면 고령사회로 진입하리라고 예측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추세다. 유별난 저출산 풍조와 사망률 저하추세가 원인임은 물론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력 부족과 생산성 저하, 소비감소 등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게 된다. 이헌재 부총리가 “한국경제에 남은 시간은 15년 밖에 없다’고 한 경고도 이 맥락이다.■ 고령사회 문제는 경제 측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세대갈등의 심화이다. 최근 한.중.일 3국의 학자들이 충남 한서대에서 이 문제로 세미나를 열었다.‘노인들의 경제적 의존성 증대’ ‘급격한 시대변화’ ‘핵가족화에 따른 어린이 중시문화’ 등이 학자들마다 든 세대갈등의 원인이다. 나라별로 제시한 해법이 다른 게 재미있다. 세대간 이해를 위해 한국학자는 ‘사회교육’을, 중국학자는 ‘모두의 노력’을 촉구했고, 일본학자는 노인소외를 막는 ‘법적 장치’를 들었다.

■ 사실 미래를 예측할 것도 없이 당장의 우리 사회에서 세대갈등은 유례없이 심각하다. 일찌감치 선진화한 서구와 달리 급격한 사회변동과 압축성장을 경험한 우리에게는 세대를 넘는 공통의 정서나 문화가 없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참혹한 전쟁을 체험한 세대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이후에 태어난 세대도 거의 10년 단위로 전혀 다른 환경과 가치관에서 성장했다. 말하자면 삶의 공간은 공유하고 있지만 각 세대의 경험 틀로 이해하는 세계는 서로간에 접점조차 없다는 뜻이다.

■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제 갈등도 근본적으로는 결국 이 때문이다. 이런 바탕 위에서는 어떤 특별한 국가 원로의말일지라도 범사회적 공감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각종 현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그래서 번번이 난망이다. 고령사회화가 빠르게 진행돼 생산계층의 사회경제적 부담과 불만이 커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고령사회에 대한 고민과 대비는 그래서 사회통합적 측면에서도 시급하다.

이준희 논설위원 ju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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