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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타깃' 될 기업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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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타깃' 될 기업 노려라

입력
200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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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투자펀드(PEF) 도입을 골자로 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사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15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나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 창구에는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는 자산가들의 문의가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도 사모펀드의 인수합병(M&A) 대상이 될 수 있는 종목과 지주회사 성격의 기업, 자산주 등이 벌써부터 테마를 형성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 법 통과로 사모펀드 설립 본격화

사모펀드란 소수의 자산가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이 모여 대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다양한 종류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국내 법이 규정한 사모펀드는 특정 기업 지분을 경영권 획득이 가능한 수준으로 매입한 뒤 기업가치를 증대시킨 후 되파는 ‘바이아웃(Buyout) 펀드’에 한정돼 있다. 관련법에 ‘한번 매수한 주식은 6개월 이내에 팔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칼라일’을 꿈꾸는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미래에셋계열의 맵스자산운용은 설립 당시부터 사모펀드 운용조직을 구성하고 자금을 모집해 왔다. KTB자산운용도 내년 초 첫 사모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헌재 펀드’를 추진했던 김영재 회장의 칸서스자산운용은 10일 본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한국기술투자가 ‘동북아 바이아웃펀드’ 출범 준비를 하고 있다.

■ 자산가치 높은 기업에 관심 집중

증권가에서는 법 통과를 계기로 사모펀드의 바이아웃 목표가 될 기업을 찾느라 분주하다. 가장 먼저 부상한 대상은 우량 관계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지주회사형 기업. 소버린의 SK㈜ 투자가 대표적인 예다.

대우증권 안병국 연구원은 “PEF의 매수 대상 종목은 현금흐름이 좋고 저평가된 기업, 그리고 실질적인 인수합병(M&A) 대상은 아니더라도 관계회사 투자지분 가치가 높은 종목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자산 대비 저평가 기업, 소위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태광산업이 연일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 황성진 연구원은 “사모펀드의 실질적 투자 대상은 정부가 대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 기업을 외국계 자본에 매각할 경우 국부 유출 등의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나 쌍용 계열사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이 사모펀드의 인수합병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 “저평가 기업에 ‘가치투자’할 때”

한국채권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중앙대 오규택 교수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인수합병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우량 중소기업은 매입 가격도 싸고 경영진 교체 등을 통해 기업 가치가 향상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가격 때문에 매각도 쉽게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따라서 “현금 흐름이 좋은 우량 기업인데도 경영진 등의 문제로 저평가된 기업에 가치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그는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이런 기업은 반드시 사모펀드의 인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해도 위험을 느끼고 스스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때문에 결국 주가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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