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약물반란’이 평정됐다.약물 재검사를 거부해 아테네올림픽 육상 남자 해머던지기 금메달을 박탈당한 헝가리의 아드리안 안누스가 14일(한국시각) 매니저를 통해 금메달 반납의사를 밝혔다. 은퇴선언도 함께 했다. 매니저인 요제프 바빈예츠는 “이틀 전 안누스가 ‘더 이상 가족을 괴롭히는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며 금메달을 돌려줄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은퇴 후엔 체육교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귀환한 금메달은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에게 돌아간다.
안누스의 금메달 반납은 ‘약물반란’의 해결을 의미한다. 아테네올림픽은 육상필드 종목에서 세 명의 금메달리스트가 약물시비에 걸려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올림픽 역사상 유례없는 오점이었다. 게다가 세 명 모두 금메달을 돌려주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가장 먼저 금메달을 ‘정당한 주인’에게 돌려준 선수는 남자 원반던지기의 로베르트 파제카스(헝가리). 소변 샘플 제출을 거부한 까닭에 금메달을 쥐고 있을 명분이 없긴 했다. 안누스가 마음이 흔들린 것도 자국 선수 파제카스의 결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매니저는 전했다.
양성반응을 보였지만 “메달을 돌려주는 것은 죄를 시인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던 여자 포환던지기의 이리나 코르차넨코(러시아) 역시 메달을 반납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다른 러시아 선수에게 제재를 가할 것이란 압박에 손을 든 것이다.
끝까지 버티다 메달 반납을 공언한 안누스는 “금메달의 소유 여부보다 나자신과 팬이 나를 진정한 챔피언으로 여기면 그만”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소변 샘플 바꿔치기 혐의를 받은 안누스는 헝가리 귀국 후 재검을 요구 받았지만 나타나지 않아 지난달 29일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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