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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한옥마을서 펼치는 현대음악·퍼포먼스·영상/21세기악회 '공연 속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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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한옥마을서 펼치는 현대음악·퍼포먼스·영상/21세기악회 '공연 속의 공연'

입력
200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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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단체 21세기악회(회장 홍수연, 숙명여대 교수)가 2001년부터 해온‘공연 속의 공연’은 매우 독특한 현대음악 프로젝트다. 전형적인 공연장을 벗어나 건물 로비나 대형 빌딩의 지하상가, 미술관, 정원, 광장 등 다양한 일상 공간에서 음악 뿐 아니라 설치ㆍ무용ㆍ영상ㆍ마임ㆍ회화ㆍ연극 등 여러 분야가 공동으로 작업해서 발표하는 실험적인 종합예술 형태의 공연이다.관객을 구경꾼에 머물게 하지 않고 공연에 직접 끌어들이는 것도 특이하다. 콘서트홀만 주로 찾던 관객들로서는 낯설고 신기할 수 밖에 없지만, 현대음악이나 예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틔우는 흥미로운 경험의 장이 되곤 해서 고정 팬도 꽤 생겼다. ’공연 속의 공연 2004’ 프로젝트는 두 가지. 19, 20일 오후 4시 남산 한옥마을에서 발표하는 ‘익숙함과 생소함으로의 여행’, 그리고 23일 오후 7시 분당의 도시형 대안학교 이우학교에서 선보일 이 학교 학생들과의 공동작업이다.

한옥마을 프로젝트는 도심 빌딩 숲에 자리잡은 한옥마을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낯설음을 전통문화와 현대음악, 현대예술이 만나는 공존의 장으로 치환하는 실험이다. 마을 전체가 무대다. 한옥 여러 채의 방과 마루, 마당, 집에서 집으로 이동하는 길을 모두 쓰고 관객들은 스스로 관찰자 겸 탐험가가 되어 돌아다니게 된다.

TV 누드모니터의 영상과 전통음악 ‘수제천’의 전자음향(문성준의 ‘회(回)-긴 시간’), 한번에 관객 두 세명이 연주하는 음악(이승연의 ‘The same… and a different’), 4명의 연주자가 한 가옥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따로 또 같이 부르는 노래(김연수의 ‘들리지 않는 노래’), 서예가들이 한옥 마루에 종이와 한복 치마를 펼쳐놓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하는 가운데 들려오는 전통악기 생황 독주(홍수연의 ‘일상’), 4채널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자음향의 대금산조(정순도의 ‘선비예찬’),재즈 보컬과 전자음향의 만남(김성근의 인성과 전자음악을 위한 ‘28’)등. 여느 음악회장에서는 만날 수 없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경험할 수 있다.

이우학교 프로젝트에는 이 학교 학생들이 바이올린과 타악기 연주로 참여해 작곡가, 연주자들과 함께 공동작품을 선보인다. 작곡가들은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음 재료만 주고 큰 틀 아래에서 각자 상상력을 발휘해 마음대로 연주하게 함으로써, 음악을 완성된 형태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가도록 한다. 이우학교의 건물 내부와 외부 공간을 모두 사용하는 이동형 공연으로 진행되며 실험적이고 즉흥적인 요소가 많다. 이우학교 프로젝트의 작곡가들(이윤경 신소미 박영란 박훈 김희정 주용수)은 작품발표를 위해 학생들과 워크숍까지 거쳤다. 공연문의 (02)710-9556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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