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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쇼핑카트와 후면주차의 비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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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쇼핑카트와 후면주차의 비과학

입력
200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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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사회인지 알 수 있는 실생활사례 두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로는 대형 마트나 식료품점에서 쇼핑할때 사용하는 철재 쇼핑 카트이다. 쇼핑 카트는 바퀴가 네 개이다. 우리나라에서 쇼핑 카트를 이용해 본 사람은 방향을 조절하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카트가 관성 때문에 가는 방향으로 계속 움직이려고 하여 방향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특히 물건이 많아 무거운 경우 더 어려워진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 바퀴 네 개가 모두 자유롭게 가는 대로 방향이 움직이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럼 선진국의 쇼핑 카트 바퀴는 어떻게 생겼을까? 선진국(또는 국내 일부 외국계 쇼핑몰)의 쇼핑 카트 앞바퀴 두 개는 자유롭게 움직이나 뒷바퀴 두개는 직진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다. 흡사 자동차에서 네 개의 바퀴 중 앞바퀴 두 개는 조향할 때 사용하고 뒷바퀴 두 개는 직진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과 같다. 실제로 이런 카트를 사용해 보면 방향 조정이 훨씬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진국에는 쇼핑 카트 하나에도 과학과 공학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런 작은 것에도 과학과 공학을 이용하지 못한다.

두 번째 사례로는 자동차 주차 문제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후면 주차(자동차 앞부분이 길 쪽으로)를 참 선호한다. 백화점이나 대형 식료품점에서도 주차요원이 후면 주차를 유도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후면 주차가 전면주차에 비해 훨씬 불편하고 비합리적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후면 주차는 전면 주차에 비해 주차하기가 훨씬 어렵다. 운전자들이 후면주차 하느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둘째, 후면 주차는 아파트 주차장 같은 곳에서 건물 쪽으로 배기 가스를 배출하여 주민 건강에 해롭다. 셋째, 후면 주차는 차 트렁크에 짐을 싣고 내리기가 훨씬 어렵다. 후면 주차를 해 놓은 차량이 짐을 싣기 위해 다시 차를 빼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을 것이다.

후면 주차의 단 한 가지 장점은 나갈 때 편리하다는 것뿐이다. 전면 주차를 하면 접촉 사고가 늘어난다는 쇼핑몰의 주장은 후면 주차의 여러 단점에 비하면 별 설득력이 없다. 선진국에서도 전면 주차가 일반적이다. 작은 것 하나부터 합리적으로 고쳐나가야 사회 전체가 합리적이 된다. 그리고 과학과 공학이 일상에 살아 숨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복주 단국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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