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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銃心이 무서워"/부시-케리 애호가표 의식 총기규제법 재연장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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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銃心이 무서워"/부시-케리 애호가표 의식 총기규제법 재연장 안해

입력
2004.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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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서부의 활극 시대로 회귀했다? AK47 등 살상력이 높은 19 종류의 반자동소총의 판매ㆍ소지를 금지한 미국의 공격용 총기규제법의 효력이 13일 끝났다.빌 클린턴 전 정권이 잇단 교내 총기난사 사건 등의 영향으로 정확히 10년전 10년 한시법으로 통과시켰던 이 법은 대선의 소용돌이 속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셈이다. 미국의 총기 판매점들은 지난 10년간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듯 일제히 특별ㆍ축하 세일에 돌입했다.

이 법이 유야무야된 이면에는 냉혹한 정치논리가 깔려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강력한 지지세력인 전국총기협회(NRA)의 표를 잃기 싫었기 때문에 사실상 침묵했다. 부시 대통령은 4년 전 대선에서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던 웨스트 버지니아의 표심이 당시 NRA 회장이던 찰턴 헤스턴의 한마디로 자신에게 돌아왔던 ‘총심(銃心)의 위력’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총기규제론자로 알려졌던 존 케리 민주당 후보도 이 법의 효력상실이 낳을 해악을 잘 알고도 모르는 척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심지어 “나는 12살 때부터 사냥꾼이었다”면서 “총기 소유의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를믿는다”고 총심에 안겼다. ‘총기 규제(Gun Control)’는커녕 ‘총기 안전(Gun Safety)론’을 들고 나온 셈이다. 사냥 애호가가 유권자의 30%가 넘는다는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등 격전주를 잃기 싫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개인이 보유한 총은 모두 1억9,000만여 정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이라크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의 30배에 해당하는 3만여 명이 총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의 얄팍한 정치논리 때문에 6주일마다 9ㆍ11 동시테러 희생자와 같은 3,000여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서부시대가 확대재생산될까 우려된다.

이동준 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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