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거래해본 기업 관계자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와 일하는 데는 원칙만 통한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가로젓는다. 삼성전자 직원에게 작은선물이라도 줬다간 즉각 되돌아오기 일쑤다.투명 경영은 삼성전자의 경영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외국인 주주가 전체주식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게 투명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01년 윤리헌장 및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경영진과 임직원, 협력업체 관계자들까지 참여한 가운데 ‘공정거래 자율준수 선포식’을 가진바 있다. 투명 경영을 말로만 외치지 않고 스스로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거래업체로부터 선물 등을 받았을 때는 정중히 거절하고, 부득이 받은 경우에는 즉시 되돌려줘야 한다. 만약 선물이 음식물이어서 부패, 변질 등으로 인해 돌려주기 힘들 때는 부서장에서 사유를 보고해야 한다.
구매 부문에서의 윤리경영도 삼성전자가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정도 구매를 위한 구매윤리헌장을 제정하고 철저하게 내부 점검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사이버 감사팀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투명 경영의 실천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라는 판단 아래 경영방침과 평가 기준에 주주중시 항목을 삽입했고, 매출과 시장점유율 중심의 양적 평가 방식도 주가수익률 등 질적 평가방식으로 바꿨다.
또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이사회의 구조 및 기능도 대폭 변경했다. 과거 사내이사로만 구성됐던 이사회를 사외이사가 과반수가 넘는 구조(13명 가운데 7명)로 바꿨고 외국인 사외이사도 3명을 선임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삼성전자는 2001년 3월 기업지배구조 평가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ISS로부터 기업지배구조개선 우수기업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명성에 어울리는 기업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틈만 나면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높은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공정거래법의 준수는 초일류 기업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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