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남편 몰래 불특정 다수의 남성들과 인터넷 화상채팅을 즐기면서 상습적으로 도를 넘은 음란행위를 했다면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홍중표 부장판사)는 남편 A(48)씨가 부인 B(45)씨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B씨가 음란 화상채팅에 빠져 가정을 파탄으로 몰고 간 책임이 있다”며 “남편과 이혼하고 2,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985년 A씨와 결혼한 B씨는 2000년께부터 인터넷 게임과 채팅에 빠지기 시작했다. 2001년에는 채팅으로 알게 된 남성들과 전화를 주고받다 남편과 다툼도 벌였지만 B씨는 채팅을 끊지 못했고 2002년부터는 카메라까지 설치해 화상채팅을 시작했다. 2002년 6월 우연히 아내의 ‘수상한’ 화상채팅 장면을 보게 된 남편은 컴퓨터 옆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했고 결국 카메라를 통해 아내가 다수의 남성들에게 옷을 벗고 신음소리를 내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를 확인했다.
충격을 받은 남편은 별거에 들어갔고 같은 해 말 장모의 화해 권유로 집에 돌아갔지만 아내가 별일 없었다는 듯이 그 사이 쌍꺼풀 수술까지 한 모습을 보고 이혼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는 음란 화상채팅 등 부부간 용납될 수 없는 행동으로 신의를 깨뜨렸고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아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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