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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 한국노총마저 돌아 누워 勞·政 더 꼬인다/비정규직 입법안 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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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건 한국노총마저 돌아 누워 勞·政 더 꼬인다/비정규직 입법안 반발 확산

입력
200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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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근로를 사실상 전업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의 비정규직 관련 입법안 발표에 대해 노동계가 노사정위원회 특위활동 중단을 검토하고 노동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 노정간 마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정대표자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지고 노사정위원회 개편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마련 등 노동관련 입법 추진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10일 노동부의 비정규직 관련 입법안 발표 후 온건노선의 한국노총마저 더 이상 정부와 협조적 입장을 취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11일 김대환 노동부 장관을 만나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양대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당정협의를 연기하고 노동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는데도 노동부가 일방적으로 정부안을 발표했다"며 "정부가 권위적으로 나오면 한국노총은 현행 노사정위원회 특위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한국노총 중앙위원회에서 노사정위원회를 아예 탈퇴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었다"며 "정부가 노동계를 무시하고 비정규직 안을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는 과거와 같은 투쟁방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성발언을 계속해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민주노총도 10일 성명을 통해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법안 추진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노동부 장관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양대 노총은 비정규직 법안 저지를 위해 집회와 파업 등 공동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더욱이 정부가 최근 발표한 공무원 노조법의 단체행동권 배제를 놓고도 대립하고 있어 노정 관계가 상당기간 냉각·대치국면을 맞을 조짐이다.

노정간 대화의 단절로 노사정위원회 개편방안 마련 등 하반기 노동 관련 입법 추진도 불투명해졌다. 민주노총은 이달 하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위 개편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나 사실상 불참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집행부는 당초 이달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새로 개편되는 노사정위 참여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하투 이후 노정관계가 급속 냉각되면서 투쟁을 앞세우는 강경파의 거센 반발에 밀려 '사회적 교섭' 안건을 내년 1월 상정키로 연기한 바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각종 노동입법 처리에 따른 노정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마찰과 대립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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