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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풀려야 인생도 풀리죠

입력
200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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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달리기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또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가을철 운동이다. 효과도 크다. 심장과 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근육 뼈 관절을 튼튼히 한다. 노화를 막고, 살을 빠지게 하고,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골다공증 증세도 훨씬 누그러뜨릴 수 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걷고, 달리자. 여름내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 넣고, 여세를 몰아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인생의 걸림돌들도 훌쩍 뛰어넘자. 운동은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작은시작이 될 수 있다./송영주 의학전문 대기자 yjsong@hk.co.kr

<도움말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김현정 을지병원, 유병언 건양대병원 교수>

◇ 걷기

●대상

건강한 사람은 물론 노약자 장애인 비만인은 물론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환자에게도 적합한 운동이다.

하지만 연령이 높거나 건강이 나쁜 사람은 속보보다는 천천히 걷는 게 안전하다. 특히 심장이나 혈관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리한 속보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성인병 환자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운동을 시작하도록 한다. 또 가을에는 일교차가 크므로 평소 감기에 잘 걸리거나, 고혈압,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간대에는 운동을 피하도록 한다.

●운동법

걷기 전에 반드시 5~10분 정도 맨손체조와 스트레칭 같은 준비운동을 한다.맨손체조는 심장에 무리가 가는 것을, 스트레칭은 염좌 같은 운동 손상을 각각 예방한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 날이나 몸이 무거운 날에는 좀더 오랜 시간 몸을 풀어준다. 초보자나 노약자는 천천히 걷다가 차츰 걷는 속도와 거리를 늘려간다.

걸을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머리를 세운 자세로 전방 30m정도를 내다보며, 양 팔을 자연스럽게 내려뜨리고 앞뒤로 크게 흔들면서 걷는다. 발을 디딜 때는 발 뒤꿈치부터 땅에 닿게 한다.

하루 적정 보행량은 1만보.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 2시간 가량이다. 보통 보폭은 본인의 키에서 100㎝를 뺀 값인데, 속보로 걸을 경우엔 90㎝를 뺀 값이 적당하다. 속보는 보폭 80~90㎝로 1시간에 6㎞정도를 걷는 것이다. 속보로 걷는 게 체력도 증진시키고 심폐기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숨이 약간 차고 땀이 날 정도로 하루 1만보를 걸으면 하루에 400칼로리, 한 달이면 약 1㎏정도 감량할 수 있다.

건강에 별 문제가 없다면 2㎞(천천히 걷는 걸음으로 25~30분)정도를 목표로 정해 1주에 3~4회 정도 빨리 걷기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한다. 2~3개월후에는 주5회에 40~50분 정도로 늘리고, 4개월 후에는 매일 1시간씩 걷는다. 초보자는 1주에 3회, 10~15분부터 시작한다.

●신발 및 장소 선택

신발은 발에 꽉 맞는 것보다는 5~10㎜정도 여유있는 사이즈를 선택한다. 또 밑창이 부드럽고 발등이 편한 운동화가 걷기에 좋다.

걷기에 적합한 장소는 시멘트나 아스팔트 바닥보다는 흙이 깔려있는 운동장이 좋다. 딱딱한 지면의 충격이 관절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요통이나 무릎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경사면보다 평지를 걷는 게 좋다.

◇ 달리기

●대상

달리기는 전신운동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심폐기능과 지구력 향상 뿐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근력을 강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체중조절에도 좋다. 일반적으로 달리기도 걷기와 마찬가지로 성별 나이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으나, 발목 무릎 허리 등 관절에 이상이 없고, 심혈관 질환 판정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 권장된다. 협심증 심근경색증 고혈압 환자는 적합하지 않다.또 관절염이 심한 경우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부상의 원인이 되므로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달리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달리기는 운동 부상 발생률이 높은 운동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 중년이후엔 동맥경화나 관상동맥질환을 갖고 있어도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사람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 갑자기 격렬하게 달릴 경우 실신하거나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운동법

달릴 때는 몸과 머리는 앞이나 뒤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바로 세우고 시선은 앞을 보도록 한다. 달릴수록 어깨가 처지는 사람이 많은 데, 어깨와 등이 굽지 않도록 허리를 바로 세워 달려야 한다. 팔을 가볍게 주먹을 쥐고 팔꿈치는 수직으로 해 리듬감있게 발과 같이 움직인다. 하체 자세는 걷기 자세와 유사하지만, 발 뒤꿈치부터 땅에 닿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달릴 때 뒤꿈치가 받는 충격은 체중의 약 2~3배가 된다.

준비운동은 가벼운 조깅이나 스트레칭을 포함시켜 5~10분 정도 한다. 아래 다리와 허리부위를 집중적으로 스트레칭 한다.

달리는 속도와 거리는 연령과 체력정도에 따라 5㎞ 10㎞ 하프마라톤 등으로 목표를 정한다. 1주에 달리는 거리를 10%이상 증가시키지 않는다. 초보자는 2~3㎞ 거리부터 가볍게 시작하는 게 좋다.

달리기를 끝낼 때 갑자기 멈추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혈류가 심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근육에 남아있어 현기증 메스꺼움 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달린 후 3~5분 정도는 걸어 다니며, 서서히 쿨링 다운을 해주도록 한다. 빨리 걷기나 줄넘기 등으로 마무리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마무리 운동은 심박동 수를 떨어뜨리고 근육에 있던 혈류가 심장으로 돌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장소 및 신발선택

달리기에 적합한 장소는 평지가 고른 운동장이 좋다. 신발은 완충효과가 좋은 조깅화를 착용한다. 발가락에 부담이 가지않는 넉넉하고, 가벼운 재질을 선택한다. 옷은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는 운동복을 입도록 한다.

한편 걷기나 달리기는 혼자 하는 스포츠인데다, 동작 자체도 단조롭기 때문에 쉽게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코스를 주기적으로 바꾸고,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함께 운동하면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달리기의 매력 달리기에 익숙해지다 보면 ‘러닝 하이’(running high) 라는 독특한 도취감을 체험할 수 있다.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팔다리가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생기면서, 마치 몸이 세상에서 분리돼 유영하는 듯, 행복감과 만족감이 몸 속 가득 배어들게 된다. 덕분에 달리기는 스트레스 해소나 우울증 치료에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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