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8일 약체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해이해진 정신력, 전술부재 등을 드러내면서 2006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한국(3승1무ㆍ승점 10)은 내달 13일 홈에서 2-0으로 이긴 적이 있는 레바논(3승1패ㆍ승점 9)과 본선진출의 운명이 걸린 원정경기를 갖는다. 하지만 지난해 ‘오만 쇼크’와 올해 몰디브전 무승부 등 약체팀과의 원정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감안한다면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베트남전에서 드러난 본프레레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나태해진 선수들의 정신력. 한일월드컵 4강 이후 목표의식이 실종 된데다 상대를 얕잡아 본 때문인지 투지와 스피드에서 베트남에 크게 못미쳤다.
오죽했으면 본프레레 감독이 “한국이 베트남의 정신 자세였다면 5-0으로 이겼을 것”이라고 질타했을까. 본프레레 감독은 “월드컵 4강 멤버라도 특혜는 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두 번째는 전술 부재. 본프레레 감독은 이날 5명의 공격수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공격과 수비만 있었을 뿐 허리가 없었다.
미드필더가 없어 상대 공격을 2선에서 저지할 수 없었던 것은 물론 공격 때도 적절히 볼을 배급할 선수가 없었다. 또 이천수를 중앙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은 실책이었다. 이천수가 후반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공격의 물꼬가 트인 것이 반증이다.
세 번째는 선수 기용의 딜레마. 본프레레 감독은 베트남전의 비중을 감안해 이천수를 제외하고는 올림픽 멤버들을 선발 출전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투입된 최성국 김정우 김두현 등 ‘젊은 피’들이 선배들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친 데서 본프레레 감독의 고민은 시작됐다. 본프레레 감독이 ‘월드컵 멤버에게 특혜를 주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레바논과의 원정경기가 최종예선 진출여부를 결정하는 일전이어서 젊은 피를 대거 투입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본프레레 감독의 행보가 주목된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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