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호주대사관 정문 앞에서 9일 차량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강력한 폭발이 발생, 최소한 8명이 숨지고 168명이 다쳤다고 인도네시아 보건부가 밝혔다.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대사관 경비근무를 하던 경비원 3명이 현장에서 숨졌으며 주변에 유동인구가 많이 사상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 4명도 포함돼 있으나 대부분 인도네시아인들이며 알려진 가운데 호주대사관 직원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현장에서 다리를 다친 부디 하리안토(30)는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 같았다"며 "커다란 폭발음이 들린 후 순식간에 흰 연기로 하늘이 뒤덮였다"고 전했다.
호주 정부는 이 사건을 즉각 호주에 대한 테러공격으로 규정하는 한편, 사태 수습을 위해 외무장관을 현지에 급파했다. 존 하워드 총리는 "테러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날 밤 사태수습을 위해 자카르타에 급파된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대사관 폭발사건은 명백한 테러공격"이라며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동남아 지부격인 '제마 이슬라미야(JI)'를 배후로 지목했다. '
'동남아시아 이슬람국가연합' 건립을 목표로 1980년대 중반 창설된 JI는 지난해 매리어트 호텔 자살테러(12명 사망)공격과 2002년 발리섬 나이트클럽 공격(202명 사망)을 주도한 조직으로 설립자 중 한명인 압둘라 숭카르는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테러조직과 90년대 중반부터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테러활동을 전개해 왔다.
인도네시아 바크티아르 경찰청장은 "이번 폭탄테러는 말레이시아의 JI의 고위간부 아자하리 후신의 수법과 매우 비슷하다"고 밝혔다. 아자하리는 말레이시아 국적으로 JI에서 최고의 폭탄 제조책으로 JI내부에서 테러공격을 선호하는 파벌을 형성, 조직 재건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건 발생 당시 호주는 지난해 이라크에 2,000명의 군대를 파병한 미국의 중요 우방으로 내달 총선을 앞두고 있어 스페인처럼 국제테러조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상태였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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