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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직장인들 한국서 '극기 소나타'/해병대 훈련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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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직장인들 한국서 '극기 소나타'/해병대 훈련체험

입력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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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정렬, 앞으로 취침, 보트 들어, 보트 내려, 목소리가 작다 다시…”9일 오전 충남 당진군 석문면 난지도해수욕장 해변에 일본인 20여명이 해병대 군복을 입은 교관의 신호에 맞춰 어설픈 한국발음으로 구령을 붙이며 모래밭을 구르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군대경험이 없는 일본 기업체 직원들인데, 생소하고 힘든 한국의 ‘해병대 극기훈련’을 받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훈련에 참여한 이들은 일본의 그리오(제약회사)와 큐비네트워크(미용실 체인점), TCC(인재 파견회사)등 3개 업체 직원들.

훈련 마지막 날 이들은 제식훈련과 고무보트 해상기동훈련 등 해병대 극기훈련을 통해 인내와 화합의 쾌감을 맛보고 귀국했다.

이들이 2박3일 일정의 한국 해병대 극기훈련에 오게 된 것은 지난해 일본대학생이 대규모로 이 훈련에 참가한 이후 일본 내 기업과 대학가에 해병대 극기훈련이 기업과 단체 구성원의 화합에 최고라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서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한 여행사측이 일본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한국 해병대 극기훈련’을 제의한 것.

과거에 한국 기업들이 일본기업의 직원연수방법을 답습했던 것과는 거꾸로 이제는 일본 기업체가 한국기업의 연수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 관계자는 “일본 사람들은 군대생활 등 단체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없다 보니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기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무척 강하다”며 “일본 기업체 CEO들도 직원들의 이런 점을 아쉽게 생각해 이 프로그램을 수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 CE0들이 일본에서 상영된 ‘실미도’ ‘해안선’ 등 한국의 군대관련 영화를 인상 깊게 보았던 것도 해병대 연수의 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극기훈련에 참가한 마츠다(36ㆍ TCC 영업부 차장)씨는 “ 처음에는 교관의 명령이 두려웠지만 훈련을 마치고 나니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꼈다”며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영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마린클럽 김재홍(36) 대표는 “일본인들이 다부지게 각오하고 온 듯 훈련에 대한 열정과 참여도가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당진=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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