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생성의 비밀을 풀어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무인 우주탐사선 ‘제네시스’의 화물캡슐이 9일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지상에 추락했다. 캡슐에 들어 있는 채집물질이 유실되거나 우주의 유해물질로 추락 주변 지역이 오염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날 0시54분께 대기권에 진입한 캡슐(190㎏)이 보조낙하산과 주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감속 되지 못한 채 오전 1시 시속 310㎞의 속도로 미국 유타 사막에 떨어졌다. NASA측은 원래 캡슐을 안전하게 수거하기 위해 할리우드의 스턴트맨들과 2대의 헬기를 동원, 캡슐을 잡아채는 고난도 공중작전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캡슐의 속도가 떨어지지 않아 작전을 시도조차 못했다.NASA측은 모래 속에 반정도 파묻혀 있는 캡슐에 담겨 있는 태양 채집물이 유실됐는지 여부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상과의 충돌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지구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캡슐이 가지고 온 미립자 표본 일부를 분석하기로 돼 있던 영국 오픈 대학의 콜린 필린저 교수는 “무균실에서 열려야 할 채집 샘플이 지상과의 충돌로 사막에서 열리게 됐다”며 “연구를 위해 캡슐에 접근하는 과학자들이 오염물질 때문에 크게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네시스호는 2년여 동안 태양풍 입자들을 특수 채집판으로 채취했으며 과학자들은 이 물질들이 45억년 전 태양계의 초기 구성 기원과 지구탄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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