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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등잔밑여행-서울의 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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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등잔밑여행-서울의 생태공원

입력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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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사람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지만 진짜 주인은 나무와 풀, 새와 물고기, 산짐승 등 말 못하는 생물입니다. 이들 진정한 땅 주인들을 위한 공원이 있습니다. 사람의 휴식을 위해 만든 공원이 아니라 생물을 편하게 살도록 하기 위해 만든 공원, 생태공원이 바로 그 곳입니다. 약간의 인공이 가미되긴 했지만 자연 스스로가 일구는 생태의 터전으로 자연을 관찰ㆍ체험하고 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제격입니다. ‘자연과의 자연스런 만남’을 원하신다면 함께 그 현장으로 떠나보시죠. 서울의 대표적인 생태공원 3곳을 소개합니다.

● 길동 자연생태공원

경기도와 경계 지역인 서울 강동구 길동의 길동 자연생태공원은 일자산 자락이 품고있는 자연습지 지역이었다. 주변 주민들이 텃밭을 일구고 건축자재물을 쌓아놓았던 이 땅을 서울시가 생물의 서식처인 깨끗한 공원으로 조성해 1999년 5월 개장했다.생물 위주로 조성된 생태공원은 다른 공원과 달리 여러가지 제약조건이 많다. 그 중 길동공원은 가장 엄격하다. 이 곳에서는 입장객을 하루 200명으로 제한하고, 30분 단위로 입장하는 1회 관찰인원도 15명선에 묶어 공원의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통나무로 지어진 안내소를 지나 탐방로로 들어서자 벌써 붉게 물든 화살나무가 먼저 인사한다. 가지가 화살대를 닮아 이런 이름을 얻은 이 나무는 제일 먼저 단풍이 드는 나무다.

습지지구 관찰로인 나무데크 위로 나비, 고추잠자리가 너울대고, 긴호랑거미가 거미줄을 친 나뭇가지 옆에는 호랑나비애벌레가 꿈틀댄다.

이를 노리는 말벌이 주위를 맴돌며 가을 햇빛을 부채질하고 있다. 습지 데크에는 뜰채가 마련돼 직접 잠자리애벌레, 물달팽이 등을 건져올려 살펴볼수도 있다. 습지지구의 끝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갈대밭이다. ‘스스~, 츠츠~’ 바람에 일렁이며 춤추는 갈대 소리가 마음을 처연히 빗질해준다.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산림지구는 산새들의 천국. 눈 앞 도랑에서 박새가목을 축이더니 휘리릭 날아오른다. 새소리를 즐기며 참나무 숲을 벗어나자 농촌의 촌락 풍경을 재현해 놓은 초지지구다.

초가, 장작더미, 석축이 조성돼 있어 인간의 주거환경과 어울려 형성되는 생태계를 관찰하는 곳이다. 원두막에서는 아픈 다리를 잠시 추스릴 수 있다. 저수지지구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나뭇가지로 은폐한 조망대를 통해 왜가리 등 다양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길동공원을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생태학교나 관찰교실에 등록해 설명을 듣는 방법이 있고 설명 없이 돌아보는 스스로 관찰이 있다. 공원 해설은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길동지기’들에게서 듣는다. 40여명의 길동지기는 각자 오목눈이, 은사시, 물푸레 등 친근하고 예쁜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오목눈이로 불리는 김지연씨는 공원을 잘 활용하는 방법으로 “부모들이 먼저 프로그램에 참여해 길동지기로부터 설명을 들어본 후 가족들과 스스로 관찰에 나오는 게 효과적”이라며 “공원 전체를 둘러보기 보다는 관심있는 나무 등 특정 부분을 정하고 계절마다 방문해 그 곳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관찰하라”고 권했다.

공원 이용은 원하는 날의 전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인터넷(http://parks.seoul.go.kr/kildong)으로 예약할 수 있다. 예약이 일찍 차니 서둘러야한다. 생태공원에는 음식물, 애완동물의 반입이 금지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300, 361, 370, 3412, 9301번이 다닌다. (02)472-2770

●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한강종합개발 이전 샛강은 불규칙한 모래언덕으로 이뤄진 저습지대였다. 한강개발 이후 물 흐름이 끊긴 샛강은 오수가 고여 극심한 악취를 풍겼으며 모기 파리가 들끓던 땅이었다. 이 샛강에 인공적으로 한강물을 끌어 올리고, 여의도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흘려보내 연못 등을 갖춘 생태공원이 조성된 것은 97년. 국내 생태공원 제1호가 바로 여의도 샛강공원이다.

올림픽도로를 쌩쌩 달리는 차량의 소음 속에 여의도의 마천루들을 배경 삼아 숲이 우거지고, 물오리가 줄지어 다니고, 새가 지저귀는 곳. 멀리 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빌딩숲 속에서 감상하는 재미가 바로 여의도 샛강의 최대 강점이다.

자연 그대로를 중시하다 보니 산책로 등 편의시설이 그리 여의치 않다. 농약을 칠 수 없어 외래식물인 환삼덩굴이 공원내 습지를 온통 뒤덮어도 마땅한 해결책을 못 찾고 있는 곳이 이 곳이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한강시민공원사업소(http://hangang.seoul.go.kr, 02-3780-0570)나 그린램프 환경교육연합(http://greenlamp.org, 02-872-6767)에 예약하면 생태관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지하철5호선 여의도역에서 내려 광장아파트 사잇길로 한 5분쯤 걸으면 샛강생태공원 관리사무소와 공원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 강서 습지생태공원

강서 습지생태공원은 서울 한강의 가장 서쪽에 자리한 곳으로 방화대교와 행주대교 사이에 있다. 한강을 온통 둘러싼 콘크리트 벽은 강서생태공원 직전에 멈춰, 이 곳부터는 자연 그대로 풀밭이 강물을 만나는 자연스런 강변이 연출된다.

10만평의 이 생태공원은 가운데 버드나무 숲을 두고 양쪽으로 담수지 저습지 관찰나무데크 등이 갖춰져 있다. 풀밭은 행주대교 밑으로 해서 김포의 남산까지 연결되며 생태축을 이룬다.

이기환 소장은 “한강변이라고 단순히 하천생태만 간직한 것은 아니다”라며 “김포쪽에서 밤이면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등이 공원으로 내려온다”고 말했다.

관찰로에는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이 곳곳에 마련돼 있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 안내판은 매달 피고 지는 풀꽃에 따라 바꿔서 걸린다.

안내판을 갈고 있던 자원봉사 대학생 윤혜선(22)씨는 “아이들에게 꽃이름, 풀이름을 외게 하기 보다는 잠자리나 메뚜기를 직접 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지도한다”며 “아이들은 토끼풀에서 네잎클로버 찾기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강물을 끌어들인 작은 소에는 숭어 잉어 뱀장어 붕어 등이 서식하고 이를 먹이 삼아 흰뺨오리,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물총새 등 새들이 많이 찾아온다. 가끔 황조롱이가 창공에 유선을 그리고, 최근에는 바닷새인 갈매기도 찾아온다고. 밤섬 못지않은 새들의 천국이다.

생태안내 자원활동가가 진행하는 생태학교가 있어 미리 예약을 하면 이용할 수 있다. (02)3780-0621~4. 승용차로는 올림픽대로(공항 방향)에서 진출입이 가능하고, 개화육갑문을 통해서도 진입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방화역에서 내리면 2㎞ 정도 걸어야 개화육갑문을 통해 공원에 들어갈 수있다.

/글ㆍ사진 이성원기자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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