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회계연도에 우리 국민이 보험료로 지출한 금액은 71조3,000억원으로, 생명보험 50조4,000억원, 손해보험 20조9,000억원이었다. 우리나라 사람 4,800만명이 1인당 연간 148만원이상 보험료로 낸 셈이다.그렇다면 보험회사에서 보험금으로 받은 금액은 얼마나 될까. 47조9,0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향후 받게 될 보험금에 대한 준비금으로 보관시킨 금액 19조원을 포함하면 총 66조9,000억원을 받는 셈이다.
보험계약은 가입자와 보험회사의 거래다. 보험료에 붙은 '료(料)'자는 서비스의 대가로 지급하는 대가라는 것을 말해준다. 수업료, 임대료 등과 같은 성격이다. 보험료의 대가로 보험 가입자가 구매하는 서비스는 위험 보장이라는 서비스다. 지난해에 우리 국민들은 이 위험 보장이라는 서비스를 2002회계년도 보다 2조원 가량 늘어난 71조원을 주고 구매한 것이다.
이런 의문이 들만도 하다. 71조원을 내고 67조원어치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보험거래는 일반 거래와는 다르다. 보험거래의 대상인 위험보장 서비스가 미래의 불확실한 손해를 대상으로 하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일반 거래와는 달리 보험 거래는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되돌려 받는 서비스와 지불한 대가가 같지 않다. 보험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보험금을 받았기에 지불한 대가보다 더 많이 받았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가보다 지불한 보험료가 더 많기 마련이다. 대부분이 후자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 거래가 성립하는 이유는 계약 당시에는 위의 두 가지 경우 중 자신이 어느 쪽에 속하게 될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계약 당시에 자기가 보험금보다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안다면 아마 보험거래는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보험회사의 전문적인 위험관리 서비스와 소득공제 등 부수적인 이익도 받는다. 물론 보험료 속에는 보험회사의 운영경비와 적정 수준의 이윤도 포함되어 있다. 71조원과 67조원의 차액이 이 부분인 것이다.
서병남 인스밸리 대표 suh4048@Ins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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