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84세 최고령 CEO의 "치~즈"/김복용 매일유업 회장, 전북에 자연치즈 공장 세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84세 최고령 CEO의 "치~즈"/김복용 매일유업 회장, 전북에 자연치즈 공장 세워

입력
2004.09.08 00:00
0 0

“자연치즈 공장은 잉여 우유를 해소하고 늘어나는 유제품 수입을 줄일 수있다는 점에서 국가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일종의 도박이기도 하지만 살 날도 얼마남지 않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김복용(84ㆍ사진) 매일유업ㆍ매일뉴질랜드치즈 회장은 7일 전북 고창군 상하면 자연치즈 공장에서 열린 ‘카망베르 치즈’ 출시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최고령 최고경영자(CEO)인 김 회장의 이 발언은 기업이 이윤도 좋지만 공익성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김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최근 낙농가들이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생우유를 쏟아 부으며 시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며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와의 협상에서 쌀을 사수하기 위해 낙농을 포기한 뒤 관세가 낮아져 수입 유제품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유업계의 현실은 함남 북청 출신으로 30여년동안 유가공 사업에 헌신한 김 회장에게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밤잠을 설치며 고심하던 김 회장은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내부반대에도 불구하고 잉여 우유 해소 등을 위해 자연치즈 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수도권이 아닌 전북에 자연치즈 공장을 건설한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고창군은 해안을 접하고 있고 임야와 경지가 85%를 차지하고 있는 천혜의 청정지역”이라며 “이 지역의 일자리도 늘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물론 김 회장이 자연치즈 공장을 건설한 것이 공익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 회장은 세계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곳 상하공장의 설비는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뒤지지 않는 최신 설비”라며 “일본 시장, 홍콩과 중국시장, 나아가 러시아 시장으로우리가 만든 ‘카망베르 치즈’를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최근 고령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수차례나 방문했다.

이날 첫 제품을 생산한 전북 고창군 상하공장은 2만3,000여평의 대지에 250여억원을 들여 건설한 최첨단 자연치즈 공장. 설비는 독일 알프마사와 기술제휴해 만들었고, 제조 공정은 뉴질랜드 및 일본의 기술력에 도움을 받았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선 가공 치즈의 비중이 95%를 넘는 반면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자연치즈의 비중이 50% 이상”이라며 “‘유제품의 꽃’으로 불리는 자연치즈 생산을 통해 이제 우리나라도 치즈 독립국이 됐다”고 밝혔다. ‘카망베르 치즈’란 프랑스 카망베르 지방에서 처음 만든 세계적인 자연치즈로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