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퇴진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7일 전해지면서 향후 중국의 권력 지형 변화 양상이 주목된다.특히 장 주석이 대만 홍콩 문제 등에 있어서 강경 노선을 견지하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불협화음을 내 왔다는 점에서 장 주석의 사임 의사는 중국의 국내외 정책 노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물밑 권력 투쟁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장 주석은 당 고위 간부들을 긴급 호출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 주석의 최측근인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도 중앙 당교 연설을 갑자기 취소하고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언론들은 이 회의에 대해 일절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장 주석의 퇴진 여부를 놓고 장 주석과 후 주석 양 진영이 치열한 물밑 탐색과 조율을 벌이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 2명이 익명으로 뉴욕타임스에 사임설을 흘린 것부터 이와 무관치 않다.
외신들은 이 달 말 공산당 16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6기4중전회) 이전에 벌어질 양 측의 협상이 권력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후 주석이 장 주석을 압박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후 주석은 최근 장 주석이 참석한 공개석상에서 ‘부국 강병’ ‘대만 침공’ 등 군사 분야를 거듭 언급, 장 주석에 대한 도전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권력승계 완결되나 장 주석의 사임 의사가 사실일 경우 후 주석은 2002년 국가ㆍ당 주석 취임 이후 2년 만에 중앙군사위 주석까지 승계, 국가 당 군을 통할하는 최고 권력자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장 주석의 심복인 쩡 부주석의 중앙군사위 부주석 취임 여부, 장 주석 세력의 사임 반대 등 변수가 적지 않아 자칫 권력 투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장 주석의 사임에 중앙군사위 핵심 4명 중 2명은 찬성하고 2명은 반대했다고 전했다.
장 주석이 실제론 사임할 마음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임 요청이나 최소한 다른 영향력 있는 직책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을 뿐이라는 얘기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