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KR)과 농협, 도이치은행 간부 10명이 철도시설공단이 발행한 파생금융상품의 거래 과정에서 수수료 및 알선비, 거래성사에 따른 상납금 명목으로 상품거래 이익금 중 총 100억여원을 수수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특히 공단측은 10억달러(1조2,000억여원)의 외자상환을 향후 10년간 엔ㆍ달러 환율에 연동케 하는 파생금융상품을 발행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기보다는 투기성 짙은 조건으로 거래를 체결, 공기업의 무리한 파생상품 거래가 도마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주철현 부장검사)는 5일 파생금융상품(예측 불가능한 금융거래의 위험을 적절히 분산시키기 위해 일정 조건으로 미래가치를 확정해 매매하는 금융상품) 거래과정에서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알선수재 등)로 철도시설공단 과장 정모(39)씨와 농협중앙회 국제금융과장 신모(38)씨, 도이치은행 상무 황모(48)씨, 컨설팅업체 T사 대표 남모(33)씨 등 7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거래성사를 이유로 금품을 요구, 총 1억4,000여만원을 상납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공단 재무처장 양모(49)씨 등 공단 간부 3명도 함께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4∼6월 공단이 발행한 만기 10년, 10억달러 규모의 파생금융상품이 농협을 통해 도이치은행 등 3개 외국계 은행에 팔려나가 농협이 현재까지 340억원의 수익을 냈다. 농협은 이후 컨설팅업체에 105억원의 알선수수료가 건넸으며 거래에 참여한 관련자들이 돈을 나눠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황씨는 컨설팅업체가 받은 자문료 중 11억여원을 받아 챙겼으며, 신씨는 5억7,000만원, 정씨는 2억원을 받았다. 또 양씨 등 공단 간부 3명은 이들의 금품 거래를 뒤늦게 알고 자신들에게도 금품을 줄 것을 요구, 총 1억3,000만원을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이 상품은 현재는 수익이 난 상태지만 10년 만기이기 때문에 상품 조건대로 일정액 이하로 달러가치가 떨어질 경우 철도공단을 파산으로 몰고 갈 정도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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