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겨 스케이팅계에 ‘깜짝 신데렐라’가 탄생했다.‘은반 요정’ 김연아(14ㆍ군포 도장중 2년)가 국내 피겨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연아는 5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2차 주니어 그랑프리피겨대회에서 합계 148.55점으로 사와다 아키(136.16점ㆍ일본)를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1908년 스케이팅이 국내에 도입된 이래 피겨종목에서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성인 및 주니어대회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나이가 어려 올해부터 국제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김연아는 첫 출전한 2차그랑프리에서 완벽한 트리플 점프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차세대 피겨여왕으로 각광 받던 사와다 아키의 콧대를 눌렀다. 피겨 선수로 이상적인 체격인 156㎝ 38㎏의 김연아는 2년전 트리글라브트로피대회 노비스부문(13세 이하)에서 우승하는 등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 받았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올트리플 점프를 구사할 수 있는재목이다.
김연아는 7세때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해 기본기가 완벽하다는 평가. 그는 레이업 스핀(허리를 뒤로 제치며 도는 기술)과 함께 3회전 점프 등 고난도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데다 관중을 매료시키는 표정연기도 일품이어서 차세대 대표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3월 열린 제57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부문에서 국가대표선배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특히 김연아는 최고 등급(7,8급)만이 출전할 수 있는 시니어부 첫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특기인 점프, 스핀, 연기력 등에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김연아는 어린 나이에도 6가지의 점프 기술 중 5가지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국내 대부분의 선수들이 힘겨워 하는 3단 점프를 무난히 구사하는 김연아는 세계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4단 점프까지 도전할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조성만 피겨 후보선수단 감독은 “남녀 통틀어 국내 피겨선수가 100여명도 안되는데 김연아가 국제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며“나이와 재능을 고려할 때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2의 미셸 콴’을 꿈꾸는 김연아는 16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4차 그랑프리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