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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의 흙과 물, 백두와 하나되니…통일이여 오라/장애인 150명 백두산서 합수합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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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의 흙과 물, 백두와 하나되니…통일이여 오라/장애인 150명 백두산서 합수합토제

입력
200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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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의 흙이 한라의 흙과 합토하고 천지의 물이 백록담의 물과 합수하오니, 나라와 겨레도 하나되게 하여주시옵소서.”제11회 장애인 통일염원 대행진 ‘백두에서 한라까지’에 참가한 국제장애인협의회 소속 장애인 150여명과 자원봉사자 등 300여명은 3일 중국측 백두산 정상에서 미리 가져간 한라산의 흙과 물을 백두산의 그것들과 합치는‘합수ㆍ합토제’를 지내며 남북통일을 기원했다.

지난 1일 부산에서 출발한 이들은 이날 오후 백두산 중간 지점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해 천지까지 걸어서 백두산을 올랐다. 시각장애인들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산행길을 계속했고, 지체장애인들은 목발과 휠체어에 의지하며 2시간여만에 해발 2,745m 정상에 도착했다.

1급 시각장애인 송웅길씨는 “백두산에 오르니 ‘통일이 되면 꼭 고향 땅에 가서 할머니를 찾아 뵙자’며 눈물을 흘리던 부모님 모습이 생각난다”며 “비록 앞은 보이지 않지만 할머니가 저 너머에 가까이 계신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지체장애인 정제연(28ㆍ여)씨도 “하루 빨리 남북이 하나돼 북한 땅을 통해 다시 한번 백두산에 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일에는 중국과 북한의 국경인 도문다리를 찾아 시각장애인 옥치언(51)씨가 점자로 된 통일기원문을 낭독하는 행사를 가졌다. 허삼수 국제장애인협회 이사장은 “장애인들에게 조국통일의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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