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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진압" 등돌린 러시아 민심/북오세티야 주민들 정부에 해명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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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진압" 등돌린 러시아 민심/북오세티야 주민들 정부에 해명요구

입력
200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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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아 공화국의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사태가 비극적인 대규모 유혈 참사로 막을 내리자 러시아 당국의 어설픈 강경진압에 대한 국내외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4일 슬픔에 빠진 북오세티야 베슬란 주민들은 이번 인질사태의 책임을 경찰과 지방당국, 특수부대에 돌리면서 공공연히 분노를 표출했다. 주민 티무르(30)씨는 “책임은 북오세티야 대통령에게 있다. 테러범들은 3일 내내 그가 올 것을 요구했지만 그는 물러나 있었다”고 말하며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 아이들을 죽인 것은 바로 무능한 군인들과 경찰, 특수부대, 또 그 부패한 도당들”이라고 말했다. 이날도 자치정부 건물 앞에는 수많은 주민들이 모여 관리들이 나타날 때마다 이번 비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른 새벽 푸틴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차가웠다. 주민 아르티움씨는 “정부가 하려는 게 무엇이었나. 푸틴 대통령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인가. 그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프랑스의 대 테러 전문가 에릭 데네스는 “러시아 보안군은 분명히 무력진압에 대한 준비가 돼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들의 준비 부족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이 격리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인질범들은 내부 상황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 인질들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것까지 거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원격조정장비나 도청장치 등으로 상황을 파악, 계획을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대테러부대 장교는 “많은 생명이 위협받고 있었기 때문에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아마 러시아 보안군이 갑자기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던 돌발적인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질사건에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협상으로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베슬란에서는 대테러 부대가 인질범과 지뢰의 위치를 파악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베슬란ㆍ모스크바ㆍ파리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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