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교육방송(EBS)에서 ‘다산(茶山) 개혁사상’ 특강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석무(61)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대학강단에 선다.성균관대가 올해 처음 실시한 성균명품강좌 시리즈 강좌 중 ‘다산과 21세기’의 석좌 초빙교수로 임용된 것. 박 이사장은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과 사회개혁 사상을 몸소 실천한 다산 정약용의 삶은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도 좋은 사표가 될 것”이라며 “다산의 정신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강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 이사장이 다산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0년대 초 전남대 법학과 재학시절 지도교수로부터 한국법제사 연구를 권유 받으면서부터다. 당시 3선 개헌 반대시위에 적극 참여하는 등 사회개혁에 관심이 많았던 박 이사장은 혁명적인 다산 사상을 접하자마자 금세 빠져들었고 결국 ‘다산 정약용의 법사상’이란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다산이 가장 왕성한 저술과 연구 업적을 남긴 시기가 전남 강진 유배 시절이었던 것처럼 박 이사장도 차디찬 감옥 안에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시작했다. 졸업 직후인 1973년 공안사건에 연루돼 1년간 복역할 당시 본격적으로다산 사상 연구에 몰두해 이후 1979년 현재 고교 국어교과서에도 일부 내용이 실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출판하며 다산 전문가로 명성을 얻게 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또 다시 긴 수배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다산산문선’ ‘애절양’ 등 다수의 다산 저술을 번역해냈다.
지난 해 말 출간된 저서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를 읽은 성균관대 서정돈 총장의 권유로 강단에 서게 된 박 이사장은 “이번 강의를 통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학문의 발전은 물론 제도개혁과 의식개혁을 통해 부패척결을 역설한 다산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다산형 인간’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산사상을 초ㆍ중등 교과서에 수록하고 공무원 임용시험에도 ‘다산학’을 포함시키는 한편 서울 용산시민공원의 명칭도 ‘다산공원’으로 바꾸는 등의 다산사상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대 다산경제관 내 첨단화상 강의실에 진행될 박 이사장의 강좌에는 이미 160여명의 학부생들이 수강신청을 마친 상태다.
전남 무안출신의 박 이사장은 광주고-전남대 법대를 나와 13,14대 국회때 평민당ㆍ민주당으로 고향에서 내리 당선됐으며 이후 호남대 명지대 동국대등지에서 겸임교수 등으로 강의활동을 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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