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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거품 통계' 논란

입력
200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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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적자금 운영이나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을 집계하면서 상식과 맞지 않거나 국제 비교가 불가능한 기준을 적용해 실제보다 상황을 좋게 보이게 하는 ‘거품통계’를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재정경제부는 3일 7월말 현재 공적자금 회수율이 40.8%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수치가 재경부가 임의로 선택한 계산법에 따른 것 일 뿐이며 보다 정확한 회수율은 23.0%에 불과하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재경부는 1997년이후 164조8,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며 이 가운데 67조3,000억원이 회수돼 회수율이 40.8%(67.3/164.8=40.8%)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론을 펴는 쪽에서는 재경부가 공적자금 회수분 중 부실 금융기관에 재투입한 38조1,000억원을 이중으로 계산해 회수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채권 발행 등으로 외부에서 차입한 순수한 공적자금 규모는 126조7,000억원이며, 공적자금 회수액 가운데 재투입된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 회수액은 29조2,000억원이라는 입장이다. 즉, 정부가 외부에서 빌려 조달한 공적자금(126조7,000억원) 중에서 실제로 회수해 보관 중인 금액(29조2,000억원)의 비율은 23.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민간 연구소 관계자는 “1보다 작은 분수의 분자와 분모에 동일한 숫자를 더하면 그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며 “재경부 계산법은 실제보다 회수율을 높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동향 통계도 외국인들이 실제로 투자한 금액(도착기준) 대신 투자 의향을 밝힌 금액(신고기준)을 지표로 사용, 투자유치 규모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하고 있다.

1997년 이후 올해 6월말까지 신고기준에 따른 외국인 투자 누적액은 784억9,000만달러에 달하지만, 실제로 유입된 투자(도착기준)는 437억5,700만달러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이 정부에 투자의향만 전달한 뒤 나중에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외국인 투자유치 기준으로 도착기준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통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고기준 대신 도착기준 통계를 핵심지표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택보급률 통계도 소유권 기준(86.3%)과 거주 기준(103%)에 따라 17%포인트에 달하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실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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