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름으로…’차두리(24ㆍ프랑크푸르트)가 아버지 차범근 수원 감독의 등 번호였던 11번을 달게 됐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2일 “차두리가 귀국 전에 11번을 달고 싶다는 강력한 뜻을 전해왔고 본프레레 감독의 허락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차두리는 8일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2차 예선에서 공격수의 상징적 번호인 11번을 선보인다.
고려대 시절부터 11번을 달았던 차두리는 한일월드컵 때는 16번으로 뛰었다. 당시 11번은 ‘대선배’ 최용수(교토퍼플상가)의 번호였기 때문. 또 최용수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이후 11번은 동갑내기 정경호(울산)의 차지였지만 이번 베트남전을 앞두고 정경호가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차두리의 몫으로 돌아왔다.
차두리가 11번을 고집한 이유는 전성기 때의 아버지처럼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자리 매김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특히 ‘갈수록 아버지의 외모를 닮아 가지만 실력만큼은 못 미친다’는 주변의 우려를 이번 베트남전을 통해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도 크게 작용했다.
아버지 차 감독은 현역시절 A매치 121경기에 출전, 55골을 기록했지만 차두리는 31경기에서 4골에 그치고 있다. 과연 차두리가 베트남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등번호 11’을 지켜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본프레레 감독은 3일 파주NFC 훈련에서 미니게임 등을 통해 밀집수비를 뚫기 위한 침투패스를 집중 연마했다. 이날 입국한 이천수(누만시아)는 정식훈련에는 참가하지 않고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고, 설기현(울버햄프턴)은 오랜만에 동료들과 손발을 맞췄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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