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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부시 "안전한 세계·희망찬 美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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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美대선/부시 "안전한 세계·희망찬 美 건설"

입력
200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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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된 2일 전당대회장인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4년 더”구호로 가득찼다. 부시 대통령은 당원들의 열광과 환호 속에 “보다 안전한 세계, 보다 희망찬 미국”의 미래를 얘기했다.이날 장내에선 “반 부시”를 외치는 깜짝 시위가 있었지만 공화당원들의 압도적인 “USA”연호 속에 이내 묻혀버렸다. 이 때문에 부시 대통령의 연설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안보 문제를 앞세운 것과는 달리 국내 문제를 연설의 앞부분에 배치하는 차별성을 보였다.

그는 “2001년 9ㆍ11이후 미국민들에게 올라야 할 언덕들이 가로 놓여졌으며 우리들은 그 언덕들은 올라야 할 힘을 얻었다”며 “우리는 힘든 여행을 해왔기에 저 아래로 계곡들을 볼 수 있다”며 9ㆍ11을 이겨낸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했다.

부시 대통령이 “나는 보다 안전한 세계와 보다 희망찬 미국을 건설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우리를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고 말을 잇자 청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그는 자신의 결점을 인정함으로써 따뜻한 인간미를 드러내려는 모습도 역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4년 전 여러분은 나의 몇 가지 결점에 주목했을지도 모른다”며 “사람들은 내 영어를 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11월 2일 민주당 케리 후보에 대한 비판에도 가차없었다. 케리 후보가 수락연설에서 부시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그는 케리의 이름을 직접 올리며 그를 조롱했다.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가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찬성했다가 870억 달러 군비증액에는 반대 표결한 사실을 거론하며 “그는 그 표결이 복잡한 문제라고 했지만 전투에 나가 있는 우리 군대를 지원하는 데 있어 복잡한 것은 없다”며 자신의 직선적인 성격과 케리 후보의 ‘말바꾸기’를 비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남미계 표를 의식, 교육 정책을 설명하면서“우리 자녀들을 뒷전에 남겨두지 말자”는 자신의 정책 구호를 라틴어로 말하기도 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을 소개한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는 “민주당의 구호 ‘도움이 온다’는 ‘속임수가 온다’로 바꿔야 한다”고 말해 청중의 야유를 유도했다.

뉴욕=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공화 전당대회 평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집권 2기 구상을 밝힘으로써 60일 남은 대선 레이스의 돛을 올렸다.

9ㆍ11 테러의 현장 뉴욕에서 4일 동안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는 사실상 부시 대통령이 3년 전 취임 직후부터 시작한 재선 운동을 공식적으로 추인한 행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50여분의 연설에서 갈라진 나라의 유권자들을 향해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자신 중 누가 보다 안전하고 희망찬 미국을 이끌 지도자인가를 되물었다. 그리고 재임 중 “확고하고 일관되며 강력한 지도력”을 보인 자신이 미국을 4년 더 이끌 적임자라는 답을 스스로 제시했다.

공화당은 전당 대회 기간 중 스타 연사의 총공세와 젤 밀러 민주당 상원의원의 지원 사격 아래 케리 후보에게 “믿을 수 없는 허약한 지도자”라 는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본토에서 테러리스트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나라 밖 테러리스트들에게 타격을 가하는 공세적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 테러와의 전쟁에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앞세우는 케리 후보의 대외 정책과 차별성을 부각했다.

그런 차별성은 보다 많은 보수성향의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고 독립적인 부동표에 호소함으로써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ㆍ접전주)에서 부시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는 동인이 된다는 게 공화당의 기대이다.

국내 정책에서는 4년 전 전당대회의 주제 ‘따뜻한 보수주의’를 다시 부활시켰다. 그는 건강보험 연금 등 미국민들의 일상사를 지배하는 현안에서 현재의 제도를 과거의 유물로 돌리고 모든 국민들의 꿈을 이루게 하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킬 것을 공약했다. 세제 개혁의 초당적 추진과 경제의 성장의 지속은 그가 내건 경제분야의 핵심 어젠다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재선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성급하다. 전당대회 직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이 케리 후보를 앞서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은 백중세의 구도가 깨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내외의 악재가 도질 경우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판세 진단이다.

특히 이라크 상황의 불투명성과 미국민들이 성장을 체감하기엔 거리가 먼 경제상황은 재선을 노리는 부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뉴욕=김승일 특파원 ksi8101@hk.co.kr

■부시, 이라크戰 동맹국 거론 때 한국은 언급안해 해석 분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공화당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라크전쟁의 동맹국들을 거론하면서 한국은 언급하지 않아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부시 대통령은 "전쟁의 와중에 나의 상대는 미국의 동맹국들을 `강요되거나 매수된 동맹'이라고 지칭했다"며 "영국, 폴란드, 일본, 네덜란드, 덴마크,엘살바도르, 호주와 다른 나라들은 한 정치가의 조롱이 아니라 미국인의 존경을 받을 나라들"이라고 말해 민주당 존 케리 후보를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김선일씨 피살에도 불구 이라크에 3,600명의 자이툰부대를 파병, 미국 영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군대를 보낸 한국을 '기타 국가'로 분류한 셈이다. 앞서

공화당은 전당대회 첫날 채택한 정책강령에서 일본은 '핵심 동맹'이라고 지칭한 반면, 한국은 '귀중한 민주적 동맹'이라고 구분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정가의 한 인사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기여에 대해 언급한 나라들보다는 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은연중 드러날 것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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